부채 상환능력 4년 6개월만에 최저
6월 말 현재 한국인 1인당 빚이 1600만 원을 넘어섰다.
빚이 금융자산보다 빨리 늘면서 개인의 금융자산을 금융부채로 나눈 비율도 4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4∼6월) 중 자금순환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개인부문의 부채는 780조7000억 원으로 3월 말의 757조6000억 원보다 23조1000억 원 증가했다.
개인부문 부채를 7월 기준 통계청 추계인구(4860만7000명)로 나눈 1인당 빚은 1606만 원으로 1분기(1563만 원)보다 43만 원 증가했다. 개인부문 부채에는 일반 가계와 소규모 개인기업, 민간 비영리 단체의 빚이 포함돼 있다.
6월 말 개인부문의 금융자산은 3월 말보다 26조7000억 원 증가한 1736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자산이 늘었지만 이보다 금융부채가 더 가파르게 늘면서 개인의 금융자산을 금융부채로 나눈 비율은 3월 말 2.26배에서 6월 말 2.22배로 떨어졌다. 이 비율은 신용카드 대란이 있었던 2003년 4분기(10∼12월)와 같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2분기 중 주택담보대출이 많이 늘어난 데다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부채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담보인정비율(LTV)과 같은 안전장치가 있어 아직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융자산 중 은행예금의 비중이 상승한 반면 수익증권과 주식 비중은 하락했다.
6월 말 현재 개인부문의 예금 잔액은 752조2000억 원으로 전체 금융자산의 43.3%를 차지했다. 수익증권과 주식 잔액은 각각 162조5000억 원(9.4%), 329조7000억 원(19.0%)으로 전 분기 9.6%, 19.3%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