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자의 절반 이상은 현재 우리 사회의 분위기에서는 ‘고액 기부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자의 43.8%는 기회가 있거나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면 2억 원 이상의 고액 기부를 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한국부자학연구학회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7일 부자학연구학회 1주년 기념행사에서 AIG생명에 10억 원 이상을 예치한 고액자산가 1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고액 기부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의 56.7%는 “한국 사회는 고액 기부를 이끌어 낼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우리 사회의 고액 기부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9.7%에 그쳤다.
이에 대해 부자학연구학회 관계자는 “고액 기부를 하면 ‘우리도 기부해 달라’고 여러 단체에서 요청하는 사회 분위기에서는 선뜻 고액 기부에 나서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부자들이 고액을 기부할 때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항목은 ‘기부 조직의 투명성’이 50%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조직의 사명감’을 꼽아 기부단체의 문화와 투명성이 기부의 중요한 항목으로 나타났다.
또 선호하는 기부 방법으로는 종교단체에 기부한다(21.4%)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스스로 찾음(19.8%) △자산관리 전문가를 통해(11.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부자학연구학회장인 한동철 서울여대 교수는 “기부단체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기부금 관리를 기업의 사외이사처럼 외부에 맡기는 것이 옳다”며 “기부금에 대한 세제 혜택을 늘리고 기부단체의 투명성을 높인다면 자산가들의 고액 기부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