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환 - 환매 연기 펀드 잇달아
리먼브러더스가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을 편입한 주가연계펀드(ELF)의 상환이나 환매가 연기되는 등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 신청 사태가 펀드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8일 자산운용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관련해 상환이나 환매를 연기한 ELF는 5개, 채권형 펀드는 8개인 것으로 파악됐다.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은 펀드에 손실이 커져 환매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환매 연기를 공시하도록 돼 있다.
환매를 연기한다고 공시한 자산운용사는 아이투신운용 우리CS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삼성투신운용 마이애셋자산운용 등이다.
ELF란 운용사가 투자금을 모아 ELS에 투자하는 펀드로 국내에서는 17조3357억 원 규모의 ELF가 운용되고 있다. ELF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이 펀드가 투자한 ELS에서 손실이 나게 되면 펀드 수익률 악화로 손해를 보게 된다.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를 신청함에 따라 이 회사의 ELS를 편입한 국내 ELF들은 지급불능 상태에 빠졌고 투자자들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게 된 것.
우리CS자산운용이 2006년 9월 설정한 ‘우리2Star파생상품KH-3’은 177억 원 규모로 자산의 80%가 상각돼 상환이 불투명해졌다.
한국전력과 현대차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이 ELF는 6개월마다 일정 조건을 충족시키면 연 11.5%의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12일 한국전력과 현대차 등 2개 종목의 주가가 ‘펀드 설정 당시 최초 기준가의 80%’라는 조건을 충족시켰지만 펀드 안에 리먼브러더스에서 발행한 ELS가 편입돼 있어 투자 금액에 손실이 났다.
회사 측은 “6주 안에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익자 총회를 열 것”이라며 “수익자 총회에서 환매 시기와 환매 금액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UBS자산운용도 공시를 통해 2007년 8월 58억 원 규모로 설정된 ‘하나UBS기업은행-삼성중공업주가연계파생1’의 환매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 펀드의 상각 규모는 자산의 80%로 회사 측은 “어느 정도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지만 변호사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돈을 최대한 상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리먼브러더스와 연계된 국내 투자자들의 ELF 투자액을 500억 원 내외로, ELS 규모는 1055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