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기 국고채 금리 0.29%P 올라 5.89%
미국발(發) 금융위기로 국내 자금시장 경색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채권금리가 5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18일 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29%포인트 급등한 연 5.89%로 마감했다.
이는 하루 동안의 상승폭으로는 SK글로벌의 대규모 분식회계 파문이 발생한 2003년 3월 12일(0.51%포인트) 이후 5년 6개월 만에 최대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9월 위기설’이 한창이던 이달 2일 5.97%까지 치솟았다가 추석 직후인 16일 5.49%로 내려간 뒤 ‘월가(街)의 위기’가 진행되면서 다시 급등하고 있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연 5.95%로 0.29%포인트 올랐고,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27%포인트 상승한 6.10%로 마감했다.
채권값이 폭락(금리 상승)한 것은 이날 시장에서 국내 금융기관의 유동성 경색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리먼브러더스와 관련된 채권을 보유하고 있던 일부 증권사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갖고 있던 채권을 시장에 내다팔았다. 시장에서는 “리먼브러더스 등의 채권에 투자한 몇몇 증권사가 단기 자금 차입이 안돼 애를 먹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유동성 확보가 우선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투자심리가 급랭하고 매물이 쏟아졌다. 신용경색이 한층 더 악화되면서 원화자산에 대한 불안이 높아진 것.
이날 외국인은 장 초반에는 국채 선물을 순매수했지만 이후 매도우위(순매도 9365억 원)로 전환했다. 이는 시장의 채권 매수심리를 더 악화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신동준 현대증권 채권분석팀장은 “각종 금융 불안과 위기설 등으로 시장이 극도로 민감해진 것 같다”며 “국내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를 볼 때 이들의 유동성이 부족해질 것이란 우려는 과장된 면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