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문화권과 교류 도움
책 많이 읽어 사고력 깊어”
한국전력이나 한국수력원자력처럼 논술에 한자를 쓰면 가산점을 부여하는 곳도 있습니다.
상당수 기업은 한글 프로그램인 ‘ㅱ글’ 등으로 문서 작업을 할 때 한글을 한자로 변환할 수 있는 등 일정 수준 이상의 한자 읽기 능력을 갖춘 신입직원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로 올해 대한상공회의소 한자시험 응시자는 4만8869명으로 1년 전보다 약 15배로 급증했습니다. 응시자가 몰려들자 시험을 주관하는 대한상의는 내년부터 한자시험을 컴퓨터시험(CBT)으로 바꿀 예정입니다.
본보 18일자 A2면·19일자 B1면 참조
한자는 현행 중고교 교육 과정에서 ‘선택 교과’로 분류되어 한자 교육을 전혀 접하지 못한 응시자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보면 눈에 띄는 변화입니다.
공교육에서는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는 한자가 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 시장에서 ‘상한가’를 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채용 전문가들은 중국이나 일본 등 한자 문화권 국가들과의 기업 활동이 중요해지면서 이에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는 게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실제로 중국어나 일본어 등을 유창하게 구사하면 금상첨화(錦上添花)겠지만 일정 수준의 한자 능력을 갖추면 해당 언어를 알지는 못해도 한자 필담(筆談)으로 의사소통 정도는 할 수 있으니까요.
한자를 많이 알수록 대체로 책이나 신문을 많이 읽어 생각과 언행에 깊이와 절제가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기업들로서는 한자 능력 시험 등을 통해 응시자를 다각도로 평가할 수 있다는 거죠.
우리 한글을 소중히 여겨야 하고 글로벌화에 따른 영어 교육도 중요합니다. 이와 함께 ‘동양적 교양’ 연마에 필수적인 한자에도 익숙해질 필요가 있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김유영 산업부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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