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가치 하락)하면서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에 가입한 중소기업의 피해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9일 “키코 때문에 피해를 봐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인 130여 개 중소기업의 손실액은 올해 6월 3228억 원에서 최근 9466억 원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이 1030원 안팎에서 1100원대로 뛰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키코 상품은 환율이 일정 구간 안에서 움직이면 환차익을 볼 수 있지만 계약 구간의 하단 아래로 내려가면 계약이 종료되고, 상단 위로 올라가면 현재 환율보다 낮은 가격에 2, 3배의 달러를 팔아야 하기 때문에 큰 손실을 입게 된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키코는 중소기업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상품이라고 해도 가입 당시 위험에 대한 은행들의 설명이 부족했다”며 “태산엘시디처럼 연간 매출액이 6000억 원에 이르는 견실한 중견기업도 키코 피해로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할 정도”라고 말했다.
중기중앙회는 키코에 따른 중소기업의 유동성 위기를 조사하는 한편 장기상환 조건으로 외화대출을 받아 당장의 키코 손실을 메울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