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 전세금은 하락하거나 소폭 상승한 반면 강북권의 아파트 전세금 상승률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금 상승률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은 연이은 대단지 아파트 입주로 전세 물량이 쏟아졌으나 강북권은 재개발에 따른 이주 수요 등으로 전세 물량이 품귀 현상까지 일으켰기 때문이다.
21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최근 1년간 서울 구별 아파트 전세금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송파구와 강동구는 각각 2.63%, 0.36%씩 내려 서울에서 유일하게 전세금이 떨어졌다.
서초구와 강남구는 각각 0.24%, 1.41%씩 소폭 상승했다. 이는 서울 평균 상승률(1.51%)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서대문구는 4.75% 올라 송파구와 대조를 보였다. 강북 노원 도봉구도 각각 4.47%, 3.71%, 2.98%씩 상승했다.
이에 따라 강남권과 강북권 아파트의 3.3m²(1평)당 평균 전세금 차이도 좁혀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송파구 아파트의 3.3m²당 평균 전세금은 712만 원으로 노원(480만 원), 강북구(424만 원)보다 각각 232만 원, 288만 원씩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올해 9월 송파구 아파트 전세금은 3.3m²당 700만 원으로 12만 원 떨어진 반면 노원구와 강북구 아파트 전세금은 3.3m²당 508만 원, 451만 원으로 올라 격차가 각각 192만 원, 249만 원으로 줄었다.
비슷한 면적대의 강남권 아파트 전세금이 강북권 아파트 전세금보다 낮은 경우도 있었다. 송파구 문정동 현대아파트 109m²(33평형)의 경우 전세금이 1억7000만∼1억8000만 원으로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 인근의 아파트 전세금보다 낮았다. 노원구 중계동 건영3차와 청구3차 106m²(32평형)의 전세금은 2억2000만∼2억7000만 원 선이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연구원은 “학군 수요로 전세 수요가 많았던 강남권은 과거와 달리 잠실, 장지지구, 강동구 등지에서 대단지 아파트가 쏟아져 나오면서 전세 물량이 급증했다. 하지만 강북권은 노원구, 강북구, 도봉구 등 올 상반기 매매가격이 단기간 급등한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금이 동반 상승했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