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어떤 옷 만들까요?” 교감 마케팅

  • 입력 2008년 9월 22일 02시 56분


‘고객 연구원’의 참여를 통해 개발한 코오롱스포츠의 ‘포토트레킹 2.0’(왼쪽)과 소비자 최민지 씨(오른쪽)가 제안한 디자인 모티브를 제품에 적용한 쿠아의 롱 머플러 등이 최근 선보였다. 사진 제공 코오롱그룹
‘고객 연구원’의 참여를 통해 개발한 코오롱스포츠의 ‘포토트레킹 2.0’(왼쪽)과 소비자 최민지 씨(오른쪽)가 제안한 디자인 모티브를 제품에 적용한 쿠아의 롱 머플러 등이 최근 선보였다. 사진 제공 코오롱그룹
코오롱, 패션 개발에 웹 2.0방식 적용

소비자 참여한 배낭 - 머플러 등 눈길

《코오롱그룹의 패션 브랜드가 펼치는 ‘소비자 교감 마케팅’이 눈길을 끌고 있다. 개발 과정에서 소비자와의 소통방식도 다양하다. 코오롱스포츠는 지난해 10월 홈페이지(www.kolonsoprts.co.kr)에 ‘포토트레킹 배낭 연구소’라는 게시판을 열었다. 이를 통해 아웃도어 활동과 사진을 함께 즐기는 ‘연구원(소비자)’ 119명의 각종 의견을 수렴했고 이를 반영해 최근 ‘포토트레킹 2.0’을 내놓았다. 2.0은 ‘웹 2.0’ 방식을 적용했다는 뜻이다.》

배낭 설명서에는 인터넷으로 제품 개발 아이디어를 보낸 119명의 ID가 적혀 있다. 오프라인 모임과 필드 테스트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6명은 ‘선임 연구원’으로 위촉돼 제품설명서에 사진이 실리기도 했다.

이처럼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더라면 렌즈 케이스 탈부착 밴드, 삼각대 걸이 등 실제로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코오롱의 설명이다. 황상훈 코오롱스포츠 용품기획팀 과장은 “출시 첫 주에 전체 배낭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고 말했다.

캐주얼스포츠 브랜드 ‘헤드’도 비슷한 방식을 도입해 홈페이지(www.headsoprts.co.kr)의 ‘헤드 아동가방 개발실’에서 아동용 가방에 관한 학부모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배낭이 소비자의 ‘필요’를 반영했다면 여성 캐주얼 브랜드 ‘쿠아’의 신상품은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소비자의 ‘꿈’이 녹아 있는 제품이다. 쿠아는 6월 한 달 동안 ‘코디네이션 제안전’을 펼쳐 소비자로부터 디자인 모티브를 얻은 뒤 이를 가을 상품에 적용했다.

제품 태그에는 ‘본 제품은 코오롱패션 DIY(Design It Yourself)의 일환으로 고객 ○○○님께서 직접 디자인을 제안해 주신 우수 디자인 제안 제품입니다’라는 문구를 넣었다. 롱 머플러 디자인 모티브를 제공해 제안전 1등을 차지한 최민지 씨 등의 이름이 들어 있다.

남성 패션 ‘지오투’의 ‘그란데 수트’는 매장을 방문하는 ‘빅 사이즈’ 남성의 신체 사이즈를 실측(實測)하고 의견을 들어 만든 정장이다. 이 정장의 홍보 모델로는 몸집이 큰 일반 소비자가 참여했다.

이 밖에 ‘브랜우드’는 스타일리스트와 고객의 만남을 주선하고, ‘맨스타’는 대학을 찾아가 20대 고객의 의견을 듣는 등의 소비자 교감 마케팅을 펴고 있다.

오원선 FnC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는 “고객참여 마케팅은 기업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고객이 생각하기에 가장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차별화된 상품을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