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주씨 비자금 일부 옛 여권 중진 전달 정황”

  • 입력 2008년 9월 25일 02시 55분


檢 “업체서 받은 수표 10억은 작년 5월 현금화”

KT 자회사 KTF의 납품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갑근)는 KTF 조영주(52·수감 중) 전 사장이 정치권 인사에게 금품을 건넨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검찰은 조 씨가 전날 압수수색이 이뤄진 광주와 서울의 일부 지역 마케팅본부에서 대리점에 지급하는 휴대전화 보조금을 부풀리는 등의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으며, 이 중 일부를 옛 여권의 중진 정치인에게 건넸다는 구체적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조 씨가 중계기 납품업체 ㈜BCNe글로발 대표 전모 씨에게서 수표로 받은 돈 10억 원을 전액 현금으로 바꾼 사실도 확인했다.

조 씨는 지난해 5월 전 씨로부터 500만 원권 자기앞수표 200장을 받은 직후, 이를 금융기관에 입금했다가 수차례에 걸쳐 현금으로 인출했다.

검찰은 조 씨가 수표를 현금화한 시점이 여야 각 정당이 대통령선거 후보 당내경선을 앞둔 시점이었던 점으로 미루어, 이 돈이 유력 대선후보 캠프 관계자 등에게 정치자금으로 제공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검찰 안팎에서는 조 씨와 학연, 지연 등 친분관계가 있는 옛 여권 유력인사와 전·현직 국회의원이 로비 대상으로 거론됐다.

조 씨는 검찰 조사에서 “개인적으로 투자할 곳이 있어서 여기저기 투자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씨의 진술을 토대로 문제의 돈이 실제로 펀드, 부동산 등에 투자됐는지 확인하고 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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