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 석유 펀드에도 옥석이 있다

  • 입력 2008년 9월 25일 02시 55분


인덱스 펀드 → 상품 선물에 투자

주식형 펀드 → 관련 기업에 투자

투자대상 꼼꼼히 살펴 가입해야

미국발 악재의 여파로 증시가 출렁이면서 주식이나 주식형펀드 투자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다시 금, 곡물, 원유 등 실물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2일 온스당 904.40달러로 전일 대비 43.30달러나 폭등했던 금값과 120달러를 넘어섰던 유가는 23일 소폭 하락한 상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상품 가격이 올해 말까지는 최근 추이를 유지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 원자재 인덱스 vs 원자재 기업

원자재 가격이 오를 때는 ‘원자재펀드’나 ‘코모디티(상품)펀드’라는 이름의 펀드들이 다같이 좋은 수익률을 냈지만 사실 펀드 수익률에 원자재 가격 동향이 미치는 영향은 펀드마다 다르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관련 펀드에 투자하기 전에 펀드의 투자대상부터 살피라고 조언한다.

원자재 펀드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로이터에서 발표하는 원자재 지수인 ‘로이터제프리CRB지수’나 투자전문가 짐 로저스가 개발한 상품지수(RICI) 등 원자재 관련 지수를 벤치마크로 상품 선물에 투자하는 인덱스파생 펀드다. 다른 하나는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

원자재 관련 지수도 뜯어보면 투자 비중이 다르다. 로이터제프리CRB지수는 원유가 33%, 천연가스가 6%로, 에너지 섹터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로저스국제상품지수(RICI)도 원유, 천연가스 비중이 44%에 이르기 때문에 에너지 가격의 동향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반면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유가나 곡물, 금 가격 외에도 기업이 속한 시장의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익률에 원자재 가격 변동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금 펀드도 마찬가지다. SH자산운용의 ‘SH골드파생상품’은 금광 관련 주식에 주로 투자해 전 세계 증시가 조정을 받은 최근 1개월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하지만 금 선물에 투자하는 ‘KB골드파생상품펀드’는 최근 금값 상승을 그대로 반영해 1개월 3.41%로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 금·곡물 관련 펀드가 변동성 적어

원자재 펀드는 일반적으로 포트폴리오의 20% 이하로 편입하는 대안 투자처 가운데 하나다. 전문가들은 원유, 곡물, 금속 등 투자 대상에 따라서 수익 전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하라고 조언했다.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 이계웅 연구원은 “원자재 시장의 전망도 에너지, 농산물, 비철금속 등 종목에 따라 엇갈리기 때문에 ‘원자재 시장이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가격 변동이 심한 원유에 투자하는 펀드보다는 변동이 적고 완만한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상품에 투자해 초과수익을 내는 전략을 써야 한다.

또 주식형 펀드에 이미 투자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원자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보다 원자재 선물에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해야 분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박승훈 연구원은 “유가 관련 펀드는 변동성이 크고 금속 관련 펀드는 경기 때문에 부진할 것”이라며 “농산물이나 금 펀드가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가 있기 때문에 완만한 수익률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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