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실의 계절’ 가을, 은행들 ‘속 꽉찬 인재’에 빗장 풀다

  • 입력 2008년 9월 26일 02시 59분


미국발(發) 금융위기로 글로벌 은행들도 몸을 움츠리는 요즘 국내 은행 채용시장에는 훈풍이 불고 있다. 내년에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업무 영역과 사업 분야가 확장될 것에 대비해 우수 인재를 확보하려는 은행들 간 경쟁이 뜨겁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보다 70명 늘어난 300명 내외를 선발한다. 기업은행도 지난해(214명)보다 많은 250여 명을 뽑을 계획이다. 우리은행, 하나은행, 농협 등은 지난해와 비슷한 인원을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은 복리후생이 좋고 연봉도 다른 업종에 비해 평균 20∼30% 높기 때문에 경쟁률도 높다. 이 때문에 은행에 들어가고자 하는 구직자들은 철저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

○ 금융 관련 자격증 서류심사서 우대

국민은행, 외환은행, 기업은행 등은 학력이나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는 열린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그만큼 다양한 인재가 몰리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열린 채용일수록 학력, 학점 등 소위 ‘스펙’의 영향력이 적기 때문에 자기소개서가 중요하다. 각 은행이 지향하는 인재상을 파악하고 자신이 거기에 적합한 인재임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신한은행 인사 담당자는 “신입으로서 도전정신을 판단하기 위해 단체활동과 인턴십 등의 활동을 꼼꼼히 챙긴다”며 “단순한 경력 기입보다는 단체 속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중요하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은행은 금융 관련 자격증 소지자를 서류 심사에서 우대한다. 은행 입사에 유리한 자격증은 공인회계사(CPA), 미국공인회계사(AICPA), 재무관리사(CFP), 보험계리사 등이다.

한국은행과 산업은행은 현재 서류 심사를 진행 중이다. 한국은행 측은 “필기시험을 준비할 때 교과서 위주의 이론뿐만 아니라 최근 경제 현상 및 이슈 등에 대해 폭넓은 시야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또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중앙은행 직원으로서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면접을 통해 평가한다.

산업은행 인사담당자는 “민영화를 통해 세계 일류 투자은행으로 발전할 산업은행에 깊은 열정을 지닌 인재임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금융 지식 갖춘 성실한 인재

은행 취업문을 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관문은 역시 면접이다. 실무자 면접, 임원 면접, 프레젠테이션, 집단토론 등 회사별로 다양한 면접이 실시된다.

기업은행 등은 합숙 면접을 한다. 단기간에 평가할 수 없는 지원자의 다양한 면을 평가하기 위한 것인 만큼 팀워크 능력, 리더십 등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금융 지식은 면접에서 빠질 수 없는 체크 포인트. ‘부동산 가격 급등이 은행의 리스크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미국의 금리 인하가 한국 주식 시장에 어떻게 작용할까’ 등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은행들은 전통적으로 성실한 인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은행원은 다른 사람의 돈을 다루는 직업이므로 면접관들은 지원자가 얼마나 공정하고 정직한지 파악하고자 한다.

‘누군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애썼던 대표적 경험’이나 ‘기업 고객이 부당한 요구를 한다면 어떻게 할지’ 등의 질문에 조리 있게 대답해야 한다.

최근 은행원들에게 중요해지고 있는 것은 영업 능력이다. 지원자들은 자신이 얼마나 영업 잠재력을 갖췄는지 점검해 보는 게 좋다. 면접 중 갑자기 “옆 사람에게 새로 나온 금융상품을 팔아보라”고 하기도 한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 이런 질문 저런 질문

▽ 부동산 가격 급등이 은행의 리스크에 미치는 영향은? ▽ 미국의 금리 인하가 한국 주식 시장에 어떻게 작용할까? ▽ “옆 사람에게 새로 나온 금융상품을 팔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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