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둥야銀 ‘리먼 불똥’

  • 입력 2008년 9월 26일 02시 59분


24일 홍콩 둥야은행의 한 지점 앞에 몰려든 고객들이 예금 인출을 요구하며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금융위기의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 은행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소문이 번지면서 대량 예금 인출 사태로 확산됐다. 홍콩=AFP 연합뉴스
24일 홍콩 둥야은행의 한 지점 앞에 몰려든 고객들이 예금 인출을 요구하며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금융위기의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 은행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소문이 번지면서 대량 예금 인출 사태로 확산됐다. 홍콩=AFP 연합뉴스
유동성 위기설에 대량인출 소동… 당국 진화

홍콩에서 자산규모 5위 둥야(東亞)은행(BEA)이 파산보호 신청을 한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는 소문이 돌면서 고객들이 예금을 대량 인출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24일 홍콩 전역에 있는 BEA 지점에선 돈을 찾기 위해 적게는 수백 명, 많게는 수천 명의 고객이 줄을 서 기다리는 혼잡이 빚어졌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BEA 측은 “23일부터 ‘은행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는 문자메시지가 유포되면서 괴담이 확산됐다”며 수사당국에 협조를 요청했다.

예금 인출 사태에 따라 BEA의 주가는 24일 홍콩증시에서 장중 한때 11.3%까지 폭락하다 6.85% 하락한 채로 마감했다. 홍콩 지역은행인 DBS와 다신(大新)은행도 비슷한 소문에 시달리는 등 우려가 확산됐다.

뉴욕타임스는 “10년 전 금융위기를 겪은 아시아에서 금융위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공포감이 뱅크런(예금 인출 사태)을 초래했다”고 전했다.

파문이 커지자 홍콩 금융당국이 총동원돼 진화에 나섰다. 런즈강(任志剛) 홍콩 금융관리국 총재는 “전혀 근거가 없는 소문”이라며 “BEA는 고객들의 인출 요구에 응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의 진화와 BEA의 정상영업으로 25일부터 사태는 점차 안정세를 찾고 있다. 전날 폭락했던 BEA 주가는 25일 상승세로 반전했다.

BEA는 자산규모가 3960억 홍콩달러(약 59조 원), 예금액은 3080억 홍콩달러(약 46조 원)에 이른다. 자산규모 기준으론 홍콩 5위 은행으로 리먼브러더스에 4억2280만 홍콩달러(약 632억 원), AIG에 4990만 홍콩달러(약 75억 원)가 물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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