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 피해업체 70% “환율 1200원땐 부도 가능성”
올해 들어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위기를 겪던 중소기업들이 최근 극심한 자금난까지 겹치면서 정부와 금융권에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방침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통화옵션 상품 ‘키코(KIKO)’에 가입한 건전한 중소기업들이 하루아침에 흑자 도산을 맞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으로 ‘집단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가 이달 중순 키코 가입으로 피해를 본 102개 중소기업을 조사한 결과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이 되면 70개 업체(68.6%)가 부도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기중앙회가 23, 24일 이틀간 중소기업 154개사를 대상으로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가 중소기업 경영 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126개사(81.8%)가 ‘영향이 매우 크다’ 또는 ‘크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은 우량 중소기업이 흑자 도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량 중소기업의 대출만기 연장 △워크아웃제도 적극 활용 유도 △우량 중소기업 회사채를 금융회사가 인수해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CBO)을 발행하고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이 부분보증을 해주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 키코 피해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이 은행협의체에 전체 파생상품 거래 규모와 내용을 밝히며 지원을 요청하면 회생 가능성을 판단한 뒤 주채권 은행을 중심으로 은행별 분담금액을 정해 출자전환, 대출 등의 방식으로 지원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