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가족부는 26일 제 5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투자실적과 향후 계획을 확정지었다.
이에 따르면 8월까지 기금의 금융부문 수익률은 시장평균 수익률(벤치마크 수익률)과 같은 -0.99%를 기록했다. 지난해 수익률은 7.05%였다.
국내채권에서 3.44%, 해외채권에서 4.76%의 수익률을 보였지만 주식시장 급락에 따라 주식투자 수익률은 국내 -20.68%, 해외 -16.70%이었다. 그 결과 기금에서 2조1583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복지부와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는 "미국 발 금융위기로 인해 국내외 주식시장이 동반 하락하면서 기금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민연금기금 뿐 아니라 거의 모든 해외 연기금도 올 상반기 실적이 부진했다"며 "그래도 3년 연평균 수익률은 6.11%로, 시장평균 수익률 5.99%보다 0.12%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본격화하기 이전인 상반기부터 이미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과 관련해 국민연금기금을 잘못 운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금운용본부는 이에 따라 앞으로 주식투자 비중을 줄이고 대체투자의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올 8월까지 대체투자 수익률은 2.81%이었다.
기금운용본부는 "미국 금융불안, 국제유동성 위축, 부실금융기관 추가파산 위험,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인해 세계경제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보여 이미 확정된 올해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와 기금운용본부는 연말 누적 수익률이 -4.52~-5.80%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국민연금이 리먼브러더스, 메릴린치, AIG 등 미국의 부실 금융사에 투자한 총액은 1억8000만 달러(2045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현재 4200만 달러(481억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했고, 이와 별도로 실제 발생한 손실액은 6600만 달러(755억 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공적자금이 투입된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투자한 총액은 2억2000만 달러(2500억 원)이며 채권의 가치가 올라 17일 현재 550만 달러(63억 원)의 평가이익을 냈고 3900만 달러( 439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