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시장의 달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10월까지 100억 달러 이상을 외화 자금조달시장에 긴급 공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국발(發) 금융 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금융회사와 기업들의 달러 고갈 현상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26일 브리핑에서 "10월까지 외국환평형기금 외화자산 가운데 100억 달러를 외환 스와프시장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행의 공급 분을 더하면 실제 공급 물량은 100억 달러 이상이며 부족하면 더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이어 "이번 조치로 10월 말 외환보유액이 일시적으로 줄어들겠지만 스와프시장의 특성상 실제 보유액에는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주로 현물 외환시장에 개입해 온 정부가 외평기금 설립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직접 스와프 시장 참여에 달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만큼 국내 은행의 외화유동성 문제가 심각하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신제윤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은 이날 한국선진화포럼 주최 토론회에서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1주일짜리 차입도 없어져 모두 오버나이트(하루 짜리 달러 차입)로 거래하고 있으며, 금융 위기로 외화유동성 부문에 타격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금융계에서는 정부의 이번 조치가 시장 불안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는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계속되는 한 외화자금 경색이 단기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안의 의회 통과가 지연되고 있는 것도 외환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원-달러 환율은 5거래일 연속 상승해 25일보다 달러 당 2.30원 오른 1160.50원으로 마감해 2004년 8월 13일 1162.30원 이후 4년 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