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 심리위축… 전망 뿌옇다

  • 입력 2008년 9월 29일 02시 59분


10월 경기실사지수 13.4P 폭락해 84.9 수준

美금융쇼크 경영난 우려… 내수업종 더 부정적

기업들이 다음 달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업종별 매출액순 600대 기업(522개사 응답)을 조사해 28일 발표한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4.9로 9월의 98.3보다 크게 낮아졌다.

BSI 전망치가 100을 넘으면 앞으로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은 그 반대다.

○ 내수 업종 4분기 전망 ‘우울’

전문가들은 미국발(發) 금융시장 불안이 국내 실물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미국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금융 지표도 연일 큰 폭으로 변동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국내 민간 소비와 기업 투자 심리 위축 등 경영환경이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건설경기 부진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과 가계부채 급증이 우려되는 것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수출 업종보다는 내수 업종의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경련은 주요 업종단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2008년 3분기 산업동향 및 4분기 전망’ 보고서에서 건설, 석유화학, 유통 등 내수업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경기가 나빠지고 자동차, 타이어, 전자, 섬유 등 수출 업종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사 대상 19개 업종 가운데 조선, 반도체, 철강 분야만 지난해보다 경기가 좋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경련은 “건설 업종은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는 가운데 건자재 가격이 오르고 민자 사업이 부진한 등의 요인으로 전년 동기보다 수주 규모가 14.4%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중소제조기업 체감경기 ‘꽁꽁’

전경련은 또 석유 업종의 경우 경기 악화와 고유가로 인한 소비 둔화로 내수 판매가 2.9% 줄어들고, 유통은 가계소비 위축으로 총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 제조기업 1385개사를 대상으로 다음 달 경기 전망을 조사한 업황전망건강도지수(SBHI)도 전달보다 0.8포인트 하락한 85.5로 나타났다.

SBHI는 기업경기실사지수의 하나로 역시 100보다 높으면 다음 달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가 더 많다는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다.

SBHI는 9월 잠시 반등했으나 상승세를 이어 가지 못했다. 특히 2002년 5월 이후 처음으로 조사 대상 20개 전(全) 업종이 4개월 연속 기준치(100)를 밑돌아 중소제조기업의 경기 불안 심리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기중앙회 조유현 정책개발본부장은 “지난달 추석 기대감 등으로 반등했던 중소제조업 업황이 내수침체와 미국발 금융불안 등으로 위축되고 있다”며 “불안심리가 더 확대되기 전에 중소기업 금융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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