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된 기업에 장기투자 하는게 가치투자의 정석
지금의 폭락 장세 좋은 종목 골라낼 훌륭한 시험 무대
주식투자는 피 말리는 선택의 연속이다. 수많은 상장종목 중에 언제 어느 종목을 선택해 매수할 것인지 또 팔아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래서 주식투자를 ‘선택의 예술’이라고도 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장기적으로 가장 잘 맞는 투자방법은 기업가치에 따른 투자다. 워런 버핏은 이 방법으로 약 62조 원의 자산을 보유한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 올랐다.
거짓말처럼 단순한 원리다. 하지만 인간은 이성 외에도 감정에 지배받기 때문에 실천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렵다. 진정한 투자자는 본능을 이겨내야 한다.
현재 버핏의 지주회사인 연간 13조 원의 이익을 내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1960년대 쇠퇴해가는 섬유회사에 불과했다. 실적 악화로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보유현금이나 자산가치 대비 주가는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버핏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총 주식가치(시가총액)가 회사의 자산가치 대비 40%에 거래되던 섬유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한 버핏은 그 회사의 자산을 활용하여 1967년에는 보험사를 인수하였으며, 신문사와 일리노이뱅크를 차례로 인수하였다. 세계 최고의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렇게 시작됐다.
순현금이 시가총액보다 크다는 것은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주주는 항상 이익이다. 예를 들면 설사 회사의 영업상황이 어려워져도 현금만 분배해도 이론적으로 주가 이상이 분배되기 때문이다. 사실 이론적으로는 형성되기 어려운 주가이지만, 요즘과 같이 증시가 폭락하는 장세에서는 그런 종목들이 나타난다. 역설적으로 가치투자하기 좋은 시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왼쪽 도표의 기업들은 모두 보유 순현금이 시가총액보다 큰 매우 안전한 기업이다. 게다가 이익이 날 때마다 보유현금이 늘어나 순현금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주주가치 역시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물론 순현금이 많다고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이 기업들 중 삼성공조나 국보디자인은 나름의 경쟁력을 갖고 각각의 분야에서 독점력이 있는 등 영업적으로도 장기 투자하기 좋은 회사로 판단된다. 투자할 주식을 선택함에 있어서 물론 회사나 주식의 여러 면을 살펴야겠지만, 우선 현금창출 능력이나 보유현금을 보는 것은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가치투자의 개념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보면 기업의 가치를 분석하여 주식의 가격과 비교하여 저평가된 기업을 장기투자하는 방법이다. 주가는 항상 변동한다. 장밋빛 기대감으로 기업가치 대비 주가는 크게 상승하기도 하고, 경기 하락에 대한 우려로 주가는 크게 하락하기도 한다. 1년 사이에 주가의 저점 대비 고점이 무려 2배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 하지만 기업의 가치는 그렇게 크게 변하지 않는다. 기업의 주가는 기업의 가치(Value)와 투자자의 심리가 섞여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버핏 역시 안전마진을 강조한다. 주가가 가치 대비 크게 하락하였을 때가 가치투자하기에 좋은 시기다. 현재와 같은 하락장세야말로 길게 본다면 버핏을 따라 하기 좋은 시기이다.
주식을 사기 전에 명심할 버핏의 조언은 왜 내가 이 주식을 사는지에 대한 정확한 답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익가치를 보고 사는지, 아니면 자산가치를 보고 사는지, 아니면 성장성을 보고 사는지 등의 이유와 그래서 어느 정도를 적정가치로 생각하는지에 대한 답을 갖고 선택해야 한다. 때로는 비바람과 천둥이 몰아치고 동료들이 중도에 포기하더라도 끝까지 길을 걸어가려면 내가 왜 이 길을 걸어가는지 확고한 목표가 있어야 하는 원리와 같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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