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침체기에 숨어있는 ‘황금의 기회’ 찾는 지혜를

  • 입력 2008년 10월 2일 03시 26분


최악의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1년 이상 끌어온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의 마지막 버팀목이던 구제금융안이 미국 의회에서 부결됐다.

부결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부유(浮遊) 장세가 전개되고 있다. 부유 장세란 주가, 금리와 같은 가격변수가 경제여건과 겉도는 이른바 뜬구름 장세로, 경제주체들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시장흐름을 말한다.

비상상황은 오래 방치할 수 없다. 조만간 부시 행정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의회승인이 없어도 곧바로 취할 수 있는 긴급유동성 지원과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또 의회에서 부결된 구제금융안도 부실 금융사에는 책임을 더 지게 하고 국민은 세 부담을 줄이는 형평성을 제고해 2차 법안이 제출될 경우 궁극적으로 의회는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유 장세가 나타나고 정책당국이 단순한 권력누수인 ‘레임 덕’을 넘어 통제 불능인 ‘브로큰 덕’ 현상을 보이면 금융시장은 쉽게 안정을 찾을 수 없다. 누구 하나 믿을 곳이 없는 아노미 현상으로 시장 안정의 단초가 마련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때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 달러, 채권보다 더 믿을 수 있는 곳은 자기 수중에 있는 현금이다. 앞으로 정부, 기업, 국민 모두가 현금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돈맥 경화현상이 나타나게 되고 한 나라 경제의 손발에 해당하는 없는 계층과 중소기업부터 썩어 들어가는 경기침체 국면이 본격화된다.

다행인 것은 이런 경기침체 과정에서 자금수요는 줄어들고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은 떨어지면서 돈맥 경화현상이 풀리고 경제에는 숨통이 트이기 시작한다. 위기 이후 또 다른 새싹이 돋는 셈이다.

이때까지 얼마나 걸릴지, 그리고 돋아난 새싹이 이전보다 더 견실하고 더 많은 과실(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는 지금의 국면을 어떻게 보고 앞으로 닥칠 또 다른 기회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분명한 것은 지금의 상황에 부화뇌동하는 사람일수록 미래에 닥칠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고 오히려 주가 등을 떨어뜨려 주변 사람들의 재산 손실을 크게 하고 한 나라 경제 전체에 어려움을 더하는 ‘외부 불경제(dis-externality)’ 효과를 가져다준다는 점이다.

어렵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냉정하게 시장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과 경제 전체를 생각하는 공공선(公共善)을 발휘해야 현 상황의 골을 깊게 하지 않으면서 앞으로 닥칠 또 다른 기회를 활용할 수 있는 최선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상춘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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