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리던 주식시장이 이번 주에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진통을 겪던 미국의 구제금융법안이 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투자자들은 일단 안도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국내외 경제지표들은 금융위기가 진정된 이후에도 ‘경기침체 극복’이라는 과제가 남아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ISM제조업지수가 2001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끌던 수출도 눈에 띄게 둔화됐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염되기 시작한 이상 주식시장의 추세가 상승세로 돌아서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공적자금 투입의 실효성 여부, 금융회사의 추가 파산, 3분기(7∼9월) 국내외 기업실적 등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번 주에는 9일에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돼 있고, 같은 날 주식시장은 옵션만기일을 맞게 된다. 또 이번 주 한국과 미국은 3분기 기업실적 발표시즌이 시작된다.
먼저 한국은행의 10월 기준금리는 현 수준인 5.25%에서 동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불과 두 달 전인 8월에 금리를 인상한 것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 기조를 급격하게 ‘긴축’에서 ‘확장’으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월 5.9%를 고점으로 9월 5.1%까지 하향 안정되고 있는 점, 경기하강의 속도가 빨라져 부양의 필요성이 부각된 점 등은 11월 금리 인하의 명분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옵션만기일은 일시적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 이상의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다. 통상 4분기(10∼12월)에는 배당투자 목적에서 주식을 보유하는 투자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만기 관련 매물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마지막으로 3분기 기업실적은 증시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미국은 7일(현지 시간) 알코아를 시작으로 실적발표 시즌에 돌입하며, JP모간체이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금융주와 인텔 IBM 야후 애플 등 정보기술(IT)주는 10월 중순 이후에 발표된다.
우리나라는 10일 신세계, 14일 포스코, 23일 현대차, 24일 삼성전자 등이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은 부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4분기 전망이 밝지 못하다면 주가는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따라서 당장은 미국의 금융위기가 완화돼 외환시장에 달러화가 풀리고, 이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가치는 상승)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후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에 나서는 경기부양책을 펴야 투자자들이 비로소 미래에 기대를 걸 수 있다.
한여름 내내 기승을 부렸던 모기도 처서가 지나면 입이 비뚤어진다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 현재의 금융위기도 진정될 것이다. 따라서 공포에서 벗어나 기회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나, 서두를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정 영 완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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