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ight Emitting Diode)란 일반 할로겐 등의 20% 수준 전력으로 같은 빛을 내는 조명기구다. 오징어, 갈치 잡이 등 집어등(集魚燈)을 사용하는 어선이 기존 조명기구를 LED 등으로 바꾸면 유류 소비량이 크게 줄어 고유가 파도를 넘어서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집어등을 사용하는 국내 오징어 및 갈치 잡이 어선은 약 7000여 대. 이들 어선은 최근 고유가 여파로 인해 늘어난 유류비로 조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LED 개발업체 화우테크놀러지는 7월 28일부터 약 2달 간 포항 구룡포항과 경북 울진 죽변항에서 LED 집어등을 이용해 시험 조업한 결과, 유류소비량이 66%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시험 조업에 참가한 어선들은 기존에 사용해온 소비전력 1500W짜리 메탈할로이등 54개를 72W짜리 청색 및 백색 LED 등 160개로 대체했다.
경북 울진 죽변항에서 시험 조업에 나선 20t급 오징어잡이 어선인 코리아호의 경우 일반 집어등을 사용했을 때에는 하루 480L 가량이던 연료 소모량이 LED 등으로 바꾼 뒤 160L로 약 66% 감소했다.
시험조업에 참여한 이두생 코리아호 선주는 "LED 등 사용으로 별도의 발전기를 가동할 필요가 없어졌고 낮은 전력 소모로 엔진의 부하도 줄어 선박의 수명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도 LED 개발업체 싸이럭스와 9월 한 달간 동해와 제주에서 성능실험을 실시한 결과 유류비 절감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LED 등을 사용한 동해의 오징어잡이 어선(9.77t급)의 경우 어획량은 기존과 비슷했지만 에너지 사용량은 30% 가량 줄었다. 제주 갈치 잡이 어선(9.77t급)도 기존 집어등을 이용하는 다른 선박에 비해 에너지 사용량이 80% 감소했으며 어획량은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도 내년부터 LED 집어등을 설치하는 선주에게 설치비용의 60%를 국고와 지방비로 충당해 주기로 했다.
유영호 화우테크놀로지 사장은 "LED 등은 전력소모도 적지만 오징어 갈치 등이 좋아하는 빛의 색과 투과율, 각도 등을 구현할 수 있어 어획량을 늘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