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변동성이 큰 시기에 대부분 투자자의 가장 큰 관심은 원금 보전이다. 위험을 최소화하는 중요한 열쇠는 어떠한 예측에 따른 움직임이나 거창한 기법이 아닌 바로 ‘장기적인 관점’과 ‘분산 투자’다.
“남들이 다 투자하니까 나도…” 하고 막차를 탔다가 큰 손실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 한 곳에 몰아서 투자를 한 사람들은 원칙과 기준이 있는 투자를 배워야 한다. 이처럼 남을 따라간 투자, 한 곳에 집중한 투자 패턴의 위험성은 지난 몇 년간 특정 이머징 마켓(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급성장한 해외 투자의 손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주식과 채권, 현금에 대한 적절한 투자 배분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 점에 있어 다소 소홀했다. 국내 채권뿐 아니라, 전 세계 다양한 통화로 발행되는 해외 채권에 대한 투자도 간과했다.
적정하게 주식과 채권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나눈 투자자라면 최근 위기에 따른 고통이 한결 적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금도 포트폴리오 배분의 대상이며 우량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같은 자산군(群) 내에서의 투자 배분도 중요하다. 같은 주식 내에서도 가장 우수한 성과를 보이는 섹터는 지금까지 계속 바뀌는 모습을 보여 왔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 지수만 보더라도 2003년에는 정보기술(IT), 2005년에는 에너지, 2006년에는 설비가 가장 성과가 좋은 섹터였다. 비록 이러한 패턴을 찾을 수 있다고 해도, 수익률 상승 시점이 언제 시작되고 끝날지를 예측하기란 매우 어렵다.
지역 분산에서 국내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점은 투자 대상이 이머징 마켓에 편중돼 있다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도 이머징 마켓은 대미(對美) 수출비중 감소 등으로 인해 성장 속도가 많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돼 지역적으로 균형 있는 투자가 필요하다.
국내 투자자들이 지금부터 특히 고려해야 할 곳은 바로 선진시장이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시장은 당분간 정체가 계속될 것이라 예상되지만,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볼 때 주요 투자 대상 지역으로서의 역할은 계속 해 나갈 것이라 전망된다.
글로벌 투자의 대가인 존 템플턴 경은 “분산투자를 하지 않아도 되는 투자자는 시장을 100% 예측할 수 있는 사람뿐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포트폴리오를 여러 자산그룹에 분산시키고, 정기적으로 재조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 진정한 투자자라면 투자하고자 하는 대상을 정확히 이해하고, 장기적 안목을 바탕으로 시장에 대해 흔들리지 않는 인내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김동일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채권운용총괄 최고투자책임자(C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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