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로 부도가 나서 없어진 기업의 주식도 있었지만 남아있는 주식의 주가가 올라 총액은 5배 수준으로 늘었던 것이다.
만약 후배가 외환위기 당시 주식을 팔아 현금화했더라면 현재 얼마가 돼있을까?
지금 전 세계는 심리적 공황 상태다. 아시아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 수소폭탄급이라고 하는 ‘금융시장안정법안’이 나왔지만 미국 의회가 결의에 시간을 끄는 바람에 타이밍을 놓쳐 증시 안정 효력을 잃어버렸다.
주식시장은 신용버블과 버블 붕괴 반복의 역사였다. 신용 팽창에 의한 버블과 금리 인상에 의한 버블 붕괴, 그리고 유동성 공급(금리 인하)에 의한 버블 붕괴의 치료. 대공황을 제외하고는 그 이후의 금융위기 때마다 버블 붕괴의 치료는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모든 금융위기(버블 붕괴)는 형태는 달랐지만 신용 팽창으로 인해 발생했다. 대공황(1929년) 때는 개인신용, 블랙먼데이(1987년) 때는 지수선물신용, 한국의 외환위기(1997년) 때는 기업신용, LTCM 파산 위기(1998년) 때는 파생상품 신용, 이번엔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신용이 주범이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금융위기 때마다 이번에는 과거와 다르다고 얘기했고 비관적이었다. 다행히 이들의 예측은 항상 틀렸다. 주식시장 예측의 가장 효과적인 도구는 과거 경험이다. 금융위기 때마다 이번만은 다르다고 했지만 주식시장은 항상 치료(복구)되었다. 문제는 시간이다.
금융시장 회복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미국이 좀 더 확실한 처방을 하면 좋겠다.
이번 버블 붕괴 원인은 주택대출 금리 상승이기 때문에 치료책은 간단하다. 주택대출 금리 인하다.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금리를 신속히 내리면 된다. 정책금리를 인하해도 모기지 금리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정부가 직접 저금리의 모기지 대출로 차환해 주면 될 것이다.
전 세계가 금리 인하에 신속히 동조한다면 시장 안정은 훨씬 더 빨라질 것이다.
놀란 투자자들이 현금으로 도피하지만, 지금 현금이 과연 안전한가? 안전하다는 의미가 무엇인가? 지금은 주식이 현금보다 더 안전할 수 있다. 우량기업에는 현금이 쌓여 있고 파산 위험이 은행보다 더 낮다.
만약 은행이 파산하게 되면 당신이 맡긴 현금은 일부분밖에 돌려받을 수 없다. 그러나 당신이 우량기업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면, 주가가 반 토막이 났어도 여전히 보유 주식 수는 변함이 없고 주식으로 받는 배당금도 별 차이가 없다.
장기적으로는 주가 상승으로 이자 수입보다 훨씬 더 높은 투자 수익도 얻을 수 있다.
박춘호 이토마토 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