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가 워낙 많이 잡히는 바람에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9일 인천수협에 따르면 금어기가 풀린 9월 한 달 동안 서해 특정 해역에서 잡힌 꽃게 어획량은 250만 kg(71억 원어치)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9∼12월)에 잡힌 꽃게 230만 kg(195억 원어치)을 이미 넘어선 것.
특히 인천수협 공판장에 위탁 판매된 꽃게 주산지 연평도의 꽃게는 지난달 100만675kg(29억9000만 원어치)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어획량(21만1994kg)보다 4.7배나 많은 양이다.
이처럼 꽃게가 많이 잡히고 있지만 가격은 반 토막이 났다. 지난달 꽃게 1kg의 도매가는 수게 5500원, 암게 7700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1만5000원에 거래됐던 것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지난해 꽃게가 가장 비쌀 때 도매가는 1kg에 2만7000원까지 올랐다.
이 때문에 꽃게잡이 어민들의 얼굴은 별로 즐겁지 않은 표정이다. 출어에 사용하는 면세유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갑절로 올랐고, 선원에게 지급되는 월급과 그물 값 등을 제하면 손에 쥘 수 있는 돈이 얼마 되지 않는다.
게다가 연평도 선주들은 2000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꽃게가 잡히지 않아 대출금만 늘어나 1인당 4억∼5억 원의 빚을 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율(51) 연평도주민자치위원장은 “지난해에 비해 인천 앞바다의 수온이 1∼2도 정도 높아져 알에서 부화한 어린 꽃게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며 “꽃게의 남획을 막기 위해 어민들이 자율적인 조업 원칙을 마련해 시행한 것도 어획량이 늘어난 이유”라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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