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KOREA]‘제조업+금융’… 현대車그룹, 금융을 넘보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자동차 및 철강 등 제조업 분야와 함께 금융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현대·기아차 고객을 주축으로 한 자동차 금융 서비스 회사인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과 올해 2월 인수한 HMC투자증권을 연계하는 특화된 영업을 펼쳐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제조업 분야에 치우친 수익 구조를 금융으로 분산시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복안이다. 제조업체였던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금융 부문을 강화해 세계적인 기업 지위를 100년 가까이 유지하고 있는 선례를 벤치마킹한 셈이다.

이를 위해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은 미국 GE머니와 합작관계를 유지하며 선진 금융 기법을 전수받고 있다. 대출금리에 민감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상품 구성과 제로 수수료 상품 개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대차그룹이 신흥증권을 인수해 만든 HMC투자증권은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연착륙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 계열사 신규 상장 등 계열사들의 각종 투자은행(IB) 업무를 도맡을 계획이다. 또 현대차그룹 내 퇴직 연금 운용 및 현대캐피탈이나 현대카드와 연계한 영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현대차가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러시아 등 동유럽 지역 진출도 추진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중국보다 더 큰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아직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만큼 연기금은 물론 보험 등의 자금을 끌어들여 주거단지 개발을 시작으로 사회간접자본(SOC) 등으로 대상을 넓혀간다는 목표다. 또 러시아가 자원부국이라는 점에서 자원개발 부문에서도 정부 차원의 협력과 장기 자본 유치를 통해 뛰어든다는 전략도 갖고 있다.

여기에다 국내외 금융회사를 추가로 인수합병(M&A)해서 규모나 시장 지배력 측면에서 최고 능력을 갖춘 금융 그룹으로 탈바꿈할 청사진도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그리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제조업만으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GE처럼 제조업과 금융을 양대 축으로 하는 사업 구조를 갖출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수익 구조가 한층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