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으로 급락세가 돌아설 수 있을지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무엇보다도 글로벌 공조협의 결과다. 주말에 열린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연례회의와 G7, G20 재무장관회의 결과가 월요일부터 국내 증시에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일부 있지만, G7 회의에서 각국은 성명을 통해 세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주 금요일 국내 증시가 저점에서 60포인트나 반등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락세로 마감했던 것도 시장의 기대가 투영된 결과다.
이번 주부터는 국내외 기업의 3분기(7∼9월) 실적이 본격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15일과 16일에 집중된 미국 금융기관의 실적이다. 15일 JP모간을 시작으로 씨티그룹, 메릴린치, 웰스파고 등 주요 금융기관의 실적이 발표될 예정인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손실 확대 여부와 이에 따른 자본 확충의 필요성이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7일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실적 발표와 함께 배당금 삭감, 100억 달러 증자를 발표한 것이 주가 급락의 불을 지폈던 것을 보면, 이번 주 금융기관의 실적 발표는 향후 주가의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 발표되는 경제지표 중 주목해야 할 것은 선진국 물가지수와 미국 주택 경기지표다. 일본 미국 유럽의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가 예정돼 있는데, 물가가 계속해서 안정되는 흐름을 보일 경우 금리 인하에 따른 부담이 덜어져 향후 추가 금리 인하가 좀 더 명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7일에는 미국의 건축 허가와 주택착공건수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현재 시장은 전월 대비 1.9%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두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인 주택경기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지표들이다.
주가의 움직임을 보고 미래 추이를 예상하는 기술적 분석에 따르면 만일 이번 주 월요일 시가가 지난주 금요일 종가보다 높고 또 월요일 종가가 시가보다 많이 높다면 단기적으로 주가의 기술적 반등을 노릴 만한 시점이 된다.
이제 공은 투자자에게 넘어갔다.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가 실질적으로 발권력 동원에 버금가는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이를 신뢰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가 된 것이다. 과거 여러 차례의 위기에서 대응이 상대적으로 늦었던 대공황과 일본의 장기 불황을 제외하고는 강력한 정부의 개입이 실패한 적이 없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정부에 맞서지 말라’는 증시 격언이 만들어진 이유이기도 하다. 투자자들에게 있어서는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도 냉정하고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영완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