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해운물량 줄어도 큰 영향 없다”

  • 입력 2008년 10월 16일 02시 59분


박정원 한진해운 사장은 “지금의 경제위기는 최악의 상황은 아니며 2012년경 해운업의 성장세는 가파르게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박정원 한진해운 사장은 “지금의 경제위기는 최악의 상황은 아니며 2012년경 해운업의 성장세는 가파르게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세계적 불황 예상해 선박공급량 조절

시장 활황 대비해 외국기업 인수 고려

박정원 한진해운 사장

“세계 경제 동향을 가장 먼저 피부로 느끼는 해운사가 보기에 현 상황은 최악이 아닙니다.”

해운업 경력 36년인 박정원(63) 한진해운 사장은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진해운 본사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미국발(發) 금융위기를 맞은 세계 경기(景氣)에 대해 이렇게 전망했다.

박 사장은 세계 정기 선사(船社)들이 참여하는 세계선사협의회(WSC) 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미국 시장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있어 앞으로 대미(對美) 수출 물량은 줄어들 수 있지만 절대적인 무역량은 치명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운 시황과 사이클을 같이 하는 조선 시황도 향후 2년간 불황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컨테이너선 시장이 2년간 힘들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선박 발주 부진을 의미하는 것이죠. 한국을 비롯한 세계 조선업계도 2∼3년간 어느 정도 불황기를 맞이할 것입니다. 그러나 불황을 미리 예측하고 선박 공급량을 조절해 한진해운은 경영 위기는 없을 것으로 봅니다.”

해운과 조선은 한 배를 탄 산업인 만큼 정보 교환과 소통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을 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에 대해 서운한 감정도 약간 내비쳤다.

“해운업계는 애국심으로 한국 조선소에 의지해 왔지만 한국 조선소는 (해운사에)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한국 해운사들을 비교적 좋은 조건으로 대해 주길 바랍니다.”

그는 약 2년의 불황이 끝난 뒤에는 컨테이너선의 활황이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3년경에는 해운시장 활황이 예상돼 그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2012년경 컨테이너선 시장은 기존 벌크 시장의 성장세보다 더욱 가파르게 클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의 비율을 각각 80%와 20%에서 60%와 40%로 조절하면서도 컨테이너선의 절대량은 줄이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박 사장은 활황에 대한 확신으로 공격적인 경영을 펼친다. 그는 중소 해운사 인수에 대해 “회사를 한 단계 성장시키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항상 생각하고 있다”며 “지금은 당장 인수할 대상이 없지만 앞으로 외국계 컨테이너선사를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달 초 5230주의 자사주(自社株)를 매입한 것과 관련해 “친구들이 주식을 걱정하기에 내가 ‘행동으로 보여 주겠다’고 했다”며 “내 쌈짓돈으로 주식을 산 만큼 한진해운에 대한 자신감이 크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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