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vs 현대重’ 구도로… 24일께 우선협상자 발표
포스코가 대우조선해양의 본입찰 자격을 상실했다. 이에 따라 이번 인수전은 한화그룹과 현대중공업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대우조선 최대 주주이자 매각주간사회사인 산업은행은 16일 포스코와 GS 간 컨소시엄 구성이 결렬된 후 논란을 빚어 온 포스코의 단독 입찰 자격을 박탈한다고 발표했다.
포스코와 GS는 9일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우조선 인수전에 나서겠다고 발표했으나 13일 본입찰 마감 직전 GS그룹은 컨소시엄에서 탈퇴하고 입찰을 포기했다.
산은은 “포스코-GS 컨소시엄이 깨진 상태에서 포스코의 단독입찰 자격 유지 여부를 놓고 법무법인 ‘광장’의 법률검토 및 공동매각추진위원회의 논의를 거쳤다”며 “포스코에 단독 입찰을 허용할 경우 입찰 절차의 공정성을 현저히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 나와 입찰 자격을 주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윤태 산은 M&A실장은 “포스코-GS 컨소시엄에서 제출한 입찰제안서에는 포스코가 대표로 돼 있지만 ‘공동 경영’을 한다는 조항이 있다”며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FI)가 빠지는 것이 아니라 컨소시엄 자체의 본질이 바뀌는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포스코가 단독 입찰할 경우 ‘입찰 재신청’으로 봐야 한다”며 “이미 입찰 마감이 끝난 후 재신청을 하게 된다면 기존 입찰자에 대해 심각한 ‘불공정’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산은은 앞으로 한화와 현대중공업을 대상으로 심사 및 평가 작업을 진행해 24일경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산은 결정이 나온 직후 포스코는 “겸허히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포스코는 “한국 조선 해양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기 위해 이번 매각 입찰에 참가했으나 본입찰에 탈락해 아쉽게 생각하지만 산은 결정을 존중한다”며 “지난 40여 년간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세계적인 철강기업으로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매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화와 현대중공업은 산은의 결정을 일제히 환영했다.
한화는 “포스코도 훌륭한 인수후보 중 하나여서 안타깝지만 공개경쟁입찰에 있어서 공정성과 투명성이 무엇보다 더 중요하다고 본다”며 “산업은행의 현명한 결정을 존중하고 최선을 다해 입찰심사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도 “절차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고심 끝에 내린 산은의 판단을 환영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수전이 한화와 현대중공업 간 ‘2파전’으로 바뀌었지만 한화가 다소 우세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대우조선 노조가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우려해 동종 업체인 현대중공업이 인수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데다 조선업 독과점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화가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한화가 대한생명 인수 과정에서 보여준 이면계약 논란 등으로 인해 신뢰성 면에서 불리하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