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청주를 기반으로 출범한 한성항공은 17일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유가와 환율 폭등으로 자금난이 가중돼 운항을 계속하면 자칫 안전운항에 지장이 생길 수 있어 18일부터 운항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성항공은 출범 후 외적으로는 상당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항공기 1대당 연간 10억 원이 넘는 임대료 등 비용을 감당하지 못했다. 이 회사는 예약분에 대한 환불은 최대한 빨리 조치하겠다고 덧붙였지만 고객들의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성항공의 운항 잠정중단으로 다른 저가항공사들도 어수선한 분위기다.
제주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저가항공사 제주항공은 이날 자료를 내고 "제주항공과 한성항공은 운항노선이 겹치기 때문에 한성항공 예약승객을 위해 임시편을 투입하는 등 지원방안을 적극 마련하겠다"고 밝혀 위기설 확산을 막으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다른 저가항공사들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게 항공업계의 분석이다. 제주항공은 2006년부터 2008년 상반기(1~6월)까지 389억 원의 적자를 냈고, 부산에 본사를 둔 영남에어도 1027만 원의 공항시설 사용료를 체납했다.
게다가 앞으로 코스타항공, 이스타항공 등이 취항을 준비하고 있어 국내 저가항공 시장은 출혈 경쟁이 예상된다.
홍석진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는 "앞으로 저가항공사도 국제선을 확대하는 등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아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