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불황극복 전략 ‘대조’

  • 입력 2008년 10월 20일 02시 56분


量의 삼성 “노키아 잡자” 점유율 올리기

質의 LG “이제는 내실” 수익성 높이기

“이번 분기만큼 뚜렷이 대비된 적은 없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해 3분기(7∼9월) 휴대전화부문 실적발표를 앞두고 휴대전화업계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말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는 삼성전자와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는 LG전자의 전략이 ‘양(量)’과 ‘질(質)’로 확연히 구분되고 있다.

○ 삼성전자의 몸집 불리기

휴대전화업계 세계 1위인 노키아는 3분기(7∼9월) 판매량이 1억1780만 대로 한 분기 전보다 3% 감소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세계시장 점유율도 38%대로 2분기(4∼6월·41%)보다 2%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키아의 시장점유율 하락은 3년 만에 처음이다.

세계 경기침체 영향으로 다른 글로벌 휴대전화업체들의 사정도 노키아와 비슷하다.

하지만 2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회사의 3분기 휴대전화 판매량은 2분기보다 10∼14% 늘어 사상 최초로 50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세계시장점유율도 같은 기간 15.4%에서 17∼18%로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삼성이 공세적으로 나서면서 세계 곳곳에서 노키아와 충돌하고 있다. 삼성은 8월 러시아 시장에서 노키아를 제치고 1위에 올랐고 유럽 시장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영국에서도 1% 포인트 차로 노키아를 추격하고 있다.

그러나 저가(低價)제품 비중이 늘면서 수익성은 떨어지고 있다. 이 회사의 휴대전화 영업이익률은 올해 1분기(1∼3월) 16%에서 2분기 12.8%로 하락하더니 3분기에는 8%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영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신규시장 공략과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단기적으로는 이익이 다소 줄어들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LG전자, 고가제품 중심 수익성 강화

증권사들은 LG전자의 3분기 휴대전화 영업이익률을 11∼12%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1분기 13.9%, 2분기 14.4%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휴대전화부문 3분기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눈앞에 두고 있다.

LG전자 휴대전화의 대당 평균 판매단가는 2분기 134달러(17만5540원)에서 3분기는 145달러(18만9950원)로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143달러에서 138달러(추정)로 낮아지는 등 LG전자를 제외한 업계 5위권 내 경쟁업체는 모두 저가제품 비중을 늘리면서 대당 평균 판매단가를 낮췄다.

하지만 판매량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LG전자의 3분기 판매량이 2분기 2770만 대보다 12%가량 줄어든 2430만 대로 추정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도 9.3%에서 8% 안팎으로 하락하고 업계 순위도 소니에릭손에 근소한 차로 추월당해 4위에서 5위로 한 계단 밀릴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인 소니에릭손은 3분기 판매량이 소폭 늘었다고 최근 발표했다.

안승권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장은 “휴대전화업계 구조조정 시기에는 질적 성장을 추구한다는 게 우리의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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