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취업률 통계 엉터리 많다

  • 입력 2008년 10월 20일 02시 56분


취업자 ‘부풀리고’ 취직했는데 ‘빠뜨리고’

교육개발원 전화 검증 결과 90%만 일치

12월부터 교육기관 정보공시제가 시행됨에 따라 각 대학이 공개해야 하는 취업률 통계가 대학들의 허위 보고 등으로 여전히 부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국회 교육과학위원회 권영진(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2008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전화일치도 검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각 대학이 제출한 졸업자 55만8964명의 취업 현황 중 1만2047명에 대해 전화 검증을 실시한 결과 전체 일치도는 90.4%로 나타났다. 이는 2006년 93.9%, 2007년 92.5%에 비해 떨어진 수치다.

취업률은 취업대상자 가운데 취업자의 비율로 대학원 진학자(유학자), 입대자, 외국인 유학생 등은 제외된다. 여론조사기관인 코리아 리서치가 실시한 이번 전화 조사에서 취업자와 진학자, 입대자의 일치도는 각각 92.8%, 90.6%, 90.7%인 반면 미취업자의 일치도는 80.1%에 불과했다.

이는 취업자로 분류돼야 할 임시직, 시간제 일용직, 무급가족종사자 등이 제대로 분류되지 않아 미취업자와 뒤섞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취업자는 정규직인지 비정규직인지에 대한 일치도가 85%에 그쳤다. 특히 2년제 전문대의 일치도는 81%로, 3년제 전문대(88.6%), 4년제 대학(87%)이나 일반대학원(87.4%)에 비해 더 낮았다.

이처럼 취업률 통계가 맞지 않는 주된 이유는 일부 대학이 KEDI에 취업률을 보고할 때 취업자 수를 부풀리거나 잘못된 통계를 내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KEDI는 취업률이 갑자기 급증한 곳 등을 대상으로 매년 6∼7월 현장 실사검증을 실시하지만 조사 인력이나 검증 수단이 턱없이 부족해 실사 대상은 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올해도 취업률 또는 정규직 취업률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오른 학교, 그룹별로 취업률이 가장 높은 학교, 조사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난 학교 등 44개 대학을 대상으로 실사검증을 실시했다.

실사 결과 취업률이 5% 이상 틀린 학교가 6곳에 이르는 등 대부분 학교에서 오류가 확인됐다.

경기 D대는 취업을 못한 55명을 취업자로 분류해 학부 취업률이 51.9%에서 54.3%로 높아진 반면 일반대학원의 취업자 297명을 0명으로 보고하는 바람에 51.5%인 취업률이 0%로 떨어지는 어이없는 오류가 발생했다.

서울 S대는 대학원의 경우 취업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45명을 취업자로 분류해 취업률이 65.5%에서 84.7%로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4년제 대학 가운데 취업률이 가장 많이 틀린 H대의 경우 입대자 중 86명을 취업자로 분류해 71.8%인 취업률을 75.4%로 높였다.

권영진 의원은 “일부 대학은 취업률 기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실수한 경우도 있지만 미취업자나 취업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 졸업자를 취업자로 분류한 대학도 많았다”며 “건강보험료 자료를 통한 검증과 실사 대학을 늘려 취업률 조사의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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