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ravel]현장에서/도요타-닛산의 ‘홍보 없는 홍보관’

  • 입력 2008년 10월 23일 02시 59분


최근 늦은 휴가 기간에 일본 도쿄(東京)를 처음 찾았다.

낯선 도쿄에 닿아 여행 안내서를 펼치니 익숙한 이름들이 눈에 들어왔다. 도요타자동차의 ‘메가웹’과 닛산자동차의 ‘닛산갤러리’.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 체험 공간이었다.

명색이 자동차 담당 기자라 호기심 반 책임감 반으로 먼저 세계 1위 자동차회사 도요타의 메가웹을 찾았다. 다른 기업의 홍보관과 다를 바 없을 것이란 예상이 앞섰다. 하지만 막상 메가웹에 들어서니 홍보색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관광객을 즐겁게 해주는 볼거리와 놀거리가 가득하기만 했다.

메가웹은 볼거리 중심이었다. 메가웹의 3개 전시관을 연결하는 1.3km의 도로에선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다양한 도요타의 각종 모델을 시승해보고 있었다. 영화관에선 도요타의 모터스포츠를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브랜드 체험, 공연, 교육적 요소가 그야말로 맛깔스럽게 어우러졌다.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도요타 메가웹 총 방문객 수는 약 6000만 명. 방문객 수보다 중요한 것은 기자를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각종 체험 속에 도요타를 다시 보게 된다는 점이다.

도요타 관계자는 “도요타는 메가웹 외에도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복합문화공간과 태국 방콕 도심에도 이벤트 공간을 마련해 세계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긴자 거리의 닛산갤러리도 강한 인상을 줬다. 1층에 마련된 닛산의 인기 모델 ‘큐브’는 길을 지나는 누구나 직접 타볼 수 있게 돼 있었다. 2층에선 모니터로 닛산 관련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관광객에게 가장 잘 알려진 한국의 도시 서울에서 한국차는 어떤 얼굴로 고객을 맞이하고 있을까. 세계 판매량 5위의 현대·기아자동차는 본공장이 있는 울산에 홍보관을 둔 정도다.

강신겸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는 “브랜드 체험공간은 기업의 단순한 홍보를 넘어서 그 국가와 지역에 대한 이미지 업그레이드에도 힘을 실어 준다”고 조언한다. 멀지 않은 미래에 ‘현대·기아차’를 실컷 즐겼다는 해외 관광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길 기대한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