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의 작고 강한 놈 ‘A3’가 왔다.
A3는 아우디에서 만드는 차종 중 가장 차체가 작은 콤팩트 해치백이다. 폴크스바겐 ‘골프 GTI’와 차체 엔진 변속기 등 많은 부분을 공유한다. 그래서 골프 GTI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작지만 실용적인 공간, 200마력의 강력한 2.0L 터보엔진. 수동변속기의 구조와 똑같은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가 같다. 제원상 0→100km/h도 6.9초로 두 차종이 같다. 그러나 브랜드 가치는 비교하기 힘들다. 아우디는 엄연히 럭셔리 브랜드이고, 폴크스바겐은 대중 브랜드이며 브랜드 이름 자체가 독일어로 ‘국민차’다.
실내로 들어가 보면 A3와 골프 GTI의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골프는 나름대로 스포티한 분위기가 나지만 고급스럽지는 않다. 그러나 A3는 럭셔리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뒷좌석에서도 하늘이 보이는 파노라마 루프도 A3만의 장점이다.
실제로 측정한 A3의 0→100km/h는 7초 초반, 최고속은 210km(속도 제한)로 역시 골프 GTI와 같다. 핸들링에서 A3는 전형적인 스포츠 해치백의 모습을 보인다. 가볍고 날래고 다루기 쉽다. 핸들링과 가속력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느낌이다. 그래서 커브길에선 운전이 더욱 즐거워진다.
다만 크게 차이가 나는 부분은 배기음이다. A3는 전반적으로 조용한 편인 반면 골프 GTI는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때 우렁찬 음향을 들려주도록 설계가 됐다.
A3의 디자인은 과거 아우디의 철학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차갑고 날카로운 직선이 단단한 느낌을 준다. 전혀 군살이 없다. 그러면서도 깜찍한 느낌을 잃지 않았다.
외모답지 않게 가속페달을 밟으면 차는 강하게 반응한다. 가볍게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소리를 내며 출발해 숨 가쁘게 변속이 되며 순식간에 시속 180km를 점령한다. 그 이후는 한 템포 뜸을 들이며 시속 210km에 바늘이 고정된다. 속도제한이 없다면 시속 240km까지 가속이 가능하다. 작은 차체이지만 시속 200km를 넘어도 안정감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물론 골프 GTI와 비슷한 성능이고 국내 가격도 거의 같다. 해외에서 A3는 골프 GTI보다 700만 원 안팎으로 비싸게 팔리는 점을 감안할 때 가격 거품이 거의 없는 편이다. 더 좋은 차를 더 싼값에 살 수 있다는 뜻. A3는 한국에서 골프 GTI 킬러가 될 것 같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