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동시다발 성장전략 인상적”

  • 입력 2008년 10월 24일 02시 56분


경영전략 분야 석학 버겔먼 교수 “위기땐 불리할 수도”

“최근 연구했던 삼성전자는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까지 경영전략 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기업입니다.”

경영전략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의 로버트 버겔먼(사진) 교수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 같은 수직적 성장체계는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버겔먼 교수는 1980년대 후반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이 커질 당시 인텔의 PC 메모리칩 선점 전략을 짠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1980년대 소비자 가전을 생산하던 삼성전자가 1990년대 반도체와 이동통신, 그리고 2000년대 액정표시장치(LCD) 최강자로 나서는 과정은 무척 역동적”이라고 말했다.

또 “회사 주력이 바뀌는데도 예전의 사업을 놓지 않고 나중에 브랜드 이미지 제고로 함께 성장하는 방식은 독특한 성장전략”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삼성전자는 여러 사업부문을 동시에 진행하는 만큼 만약 한 분야가 어려워지면 위기가 쉽게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위기와 관련해 “실물 경제가 침체되는 상황에서 자사(自社)가 어디에 의존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사가 의존하는 유동성이 매출에서 나오는지, 은행 차입금인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대외 의존성이 큰데도 이를 파악하지 못하는 회사가 많다”며 “위기 상황에서는 기업이 자사의 의존성과 영향력을 정확히 진단하는 전략을 쓰는 게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버겔먼 교수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국제경영원이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하는 스탠퍼드대 최고경영자과정 강의를 위해 방한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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