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뭄 은행들 ‘미래경영’ 잇단 스톱

  • 입력 2008년 10월 24일 02시 56분


국민, ING지분매각 차질

하나, 中은행 인수 연기

시중은행들이 사면초가(四面楚歌)다. 정부의 지원대책이 쏟아지면서 은행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계획했던 굵직한 현안들도 차질을 빚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보유 중인 ING생명보험의 주식 14.9%를 전량 매각하려 했던 계획을 수정할 처지가 됐다. 국민은행은 이달 8일 이사회에서 ING생명 보유 주식을 되팔아 6000억 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최근 ING그룹이 구제금융을 받는 등 위기에 몰리면서 매각이 불투명해진 것.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융회사 주가가 대부분 절반 이상 떨어진 상황에서 당초 예상했던 값을 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의 민영화 진행도 불투명해졌다. 정부도 민영화 시기는 늦출 수 있다고 밝혔고 올해 정기국회에서 산은법 개정안이 통과될지도 미지수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중국 길림은행과 21억6000만 위안에 지분 19.67%를 인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으나 최근 환율 급등과 유동성 관리 때문에 인수를 미뤘다. 태산LCD 워크아웃 때문에 상당한 규모의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등 자금 동원도 쉽지 않은 상태다.

외환은행은 자회사인 외환선물의 자기자본 확대와 금융투자회사 인가 신청을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로 미뤘다. 원래는 이달 초 금융감독원에 인가를 신청하고 올해 말까지 자기자본을 330억 원에서 500억 원으로 늘릴 계획이었다.

기업은행은 올해 계획했던 통합 후선업무집중화센터(BPR센터) 신축을 없었던 일로 했다. 창구영업 직원들은 대고객 서비스에 집중하고 후선업무를 전담하는 BPR센터를 만들어 업무를 통합하려 했던 계획이 취소된 것.

우리은행은 예금보험공사와 맺은 양해각서(MOU) 목표 달성이 어려워졌다. 우리은행의 3분기 파생상품 관련 손실이 당초 예상했던 1000억 원보다 훨씬 커 MOU의 총자산순이익률(ROA) 달성이 어려워진 것이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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