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절매 결심했다면, 뛰는날 분할 환매하라”

  • 입력 2008년 10월 24일 19시 32분


■ 재테크 전문가 6명이 권하는 폭락장세 대응법

코스피 1,000선이 붕괴되자 투자자들은 이제 불안을 넘어서 공포에 휩싸인 상태다.

도대체 '바닥'은 어디인지, 언제까지 참아야 기다림의 열매를 맛볼 수 있을지 투자자들은 지쳐가고 있다.

그러나 투자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냉정함을 잃지 말고 투자의 기본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투자 목적, 기간, 비중, 현재 손실률을 꼼꼼하게 따져본 뒤 어느 한 쪽에 지나치게 비중이 쏠려있다면 그 비중을 줄이고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도한 비중의 신흥국 펀드 조정하라

24일 본보가 주요 은행과 증권사의 대표 재테크 전문가 6명에게 현 장세에서의 펀드 투자 전략을 들어본 결과 대다수는 이번 기회를 통해 펀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라고 권유했다.

특히 비중을 줄인다면 국내 주식형 펀드보다는 현재 리스크 위험이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의 펀드부터 줄일 것을 추천했다.

이선훈 굿모닝신한증권 강남지점 팀장은 "리스크가 큰 국가들 중심으로 현금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몇 년간 주식시장이 워낙 호황이었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 관련 자산 비중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비중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유태우 삼성증권 FN아너스 명동지점 마스터PB는 "현재 채권 비중이 전체 자산 포트폴리오의 30%~50% 가량 되는 고객들은 이 시기를 잘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 비중을 조절한다고 지금과 같은 주가 급락기에 성급히 환매하는 것은 자제하라는 의견이 많다. 손절매를 하더라도 증시가 급등하는 날 조금씩 나눠서 분할 환매하는 것이 좋다.

하락장에서 펀드 신규 투자를 생각하고 있다면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국내 주식형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라는 조언이 많았다.

주식직접투자는 대부분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통적인 우량주를 추천했다. 현재 떨어지는 건 다른 소형주들과 비슷하지만 반등 시기엔 다른 종목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기예금 금리 지금이 최고점

주가연계증권(ELS)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지수형이나 원금보장형을 추천한 전문가들이 많았다. 또 증시가 불안정한 만큼 1년 이상 상품보다는 만기가 짧은 상품이 낫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주식 시장 변동성이 클 땐 ELS 투자도 잠시 쉬라고 조언했다. 이보다는 현재 연 7~8% 대의 고금리 정기예금 상품을 노리라는 조언이다.

또 펀드에서 환매한 자금이나 머니마켓펀드(MMF), 자산관리계좌(CMA)에 지나치게 현금자산이 많다면 현재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으로 일부 전환하는 것을 추천했다.

공성율 국민은행 금융센터 재테크팀장은 "은행에서 파는 정기예금 금리는 지금이 최고점으로 앞으로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 1년 만기의 정기예금을 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부동산 투자에 대해선 6명의 전문가들이 모두 '현재 시점에 적절한 투자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경 현대증권 신반포지점 지점장은 "부동산은 강남을 기준으로 거품이 아직 꺼지지 않아 적절한 투자 타이밍이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창수 팀장도 "자산가치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고 대출금리도 높은 상황에서 두가지 리스크를 다 안고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부동산 투자는 당분간 보류하라"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