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KOREA]소리없이 ‘옷 갈아입는’ 섬유기업

  • 입력 2008년 10월 27일 02시 58분


‘우리는 이제 섬유기업이 아니다.’

1970,80년대 한국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섬유기업들이 친환경, 첨단 소재 기업으로 속속 변신하고 있다.

전통적 섬유기업인 효성그룹은 국내 풍력 발전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풍력발전기 개발을 추진한 효성은 2006년 초 국내에서 처음으로 750kW급 기어드 타입 풍력 터빈을 개발해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2MW 발전시스템도 자체 개발을 완료하고 시험운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한국전력 자회사인 서부발전의 삼랑진발전소 발전설비를 수주하면서 태양광 발전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올해 5월 단일 태양광 발전설비 중 국내 최대규모(설비용량 3MW)인 이 발전소를 완공했다. 미국, 호주 등지로 수출을 계획 중인 효성은 2010년까지 세계 10대 풍력 발전 설비업체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태양광과 물 산업 분야를 그룹의 신(新)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코오롱은 최근 몇 년 동안 태양전지 원천기술 개발, 소재 개발, 설치 운영, 응용 등 태양광 발전 관련 사업의 수직 계열화를 이뤄냈다.

최근에는 실리콘 박막 및 유기 박막 타입을 중심으로 박막형 태양전지 사업에 진출해 생활에 밀접한 소비자 중심의 태양광 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8월에는 경북 경주시에 있는 마우나오션리조트 내에 1MW급 실리콘 박막형 태양광 발전소를 완공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매출 3조 원 가운데 64% 이상을 화학, 전자재료 부문에서 이뤄냈다. 단순한 섬유기업이 아니라 화학, 첨단 소재 기업으로 ‘소리 없이’ 변신한 것이다.

특히 휴대전화 애니콜과 보르도 TV 등에 사용되는 제일모직의 ABS 수지 등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일모직은 전자재료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반도체 소재와 디스플레이 소재 등을 생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패션, 케미컬, 전자재료에 이르기까지 10년 주기의 기업변신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지속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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