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KOREA]“유통 코리아 나가신다…지구촌 지갑 활짝 열어라”

  • 입력 2008년 10월 27일 02시 58분


롯데-신세계, 中-러-인니 등서 파죽지세 점포 확장

직수입한 한국상품 다른 매장진출 교두보 역할도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달 26일 중국 닝보(寧波)에 점포를 열었다. 이마트의 중국 내 16번째 점포이자 저장(浙江) 성의 첫 번째 점포다. 이마트는 올해만 6개의 점포를 중국에 열었다.

뒤이어 이달 7일 롯데쇼핑의 사업부문인 롯데마트는 인도네시아 대형마트 체인인 마크로 19개점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네덜란드계 체인인 마크로는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4780여억 원의 매출을 올린 기업이다. 지난해 12월 중국 마크로 인수 이후 두 번째 해외 진출이다. 롯데마트는 올해 12월에는 베트남에 첫 점포를 개설할 계획이다.

이마트로 중국 대형마트 사업에 집중하는 신세계와 백화점을 포함해 중국과 유럽에 ‘동시다발적’ 진출을 모색하는 롯데쇼핑의 해외 진출 전략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들의 공통점도 있다. 해외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한 적극적인 시장 개척을 기업의 새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마트로 13억 중국인 지갑 여는 신세계

신세계는 이마트의 중국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는 1997년 2월 국내 유통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상하이(上海)에 점포를 내면서 중국에 진출했다. 주로 상하이와 톈진(天津)을 중심으로 점포수를 늘려가던 신세계는 지난해 12월 10호점인 상하이 난차오(南橋)점 오픈을 계기로 중국 진출 전략을 변경했다.

핵심 지역에 세운 점포 주변 지역으로 점포망을 확대하는 경영 전략에서 중국 전역에 동시다발적으로 점포망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바꾼 것. 신세계는 올해 말까지 베이징과 상하이, 톈진, 쿤산(崑山) 등에 이마트 점포를 연다는 계획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변화는 중국 현장 경영 강화. 이마트는 2월 한국에 있던 중국 본부를 상하이로 완전 이전했다. 이마트는 상하이와 톈진 등 지역별로 나뉘어 있던 마케팅과 매입 등의 지원 업무를 중국 본부 중심으로 통합해 시너지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현장 중심의 빠른 의사 결정과 효율적인 경영도 이마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 요인이다.

이마트의 중국 점포 확대는 한국 상품의 중국 시장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됐다. 실제로 이마트는 중국 내 대형마트로는 처음으로 유자차, 락앤락, 신라면 등의 한국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이후 이 상품들이 다른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으로 진출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지난해부터는 중간 수입상을 거치지 않고 중국 이마트가 한국 제조업체에서 직수입해 판매하는 한국 상품을 대폭 늘렸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중국에 점포를 늘리면서 한국 제품을 중국에 소개하는 것은 물론, 중국의 싼 제품을 직구입해 한국 소비자에게 소개하는 역할도 함께 하게 됐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서 베트남까지, 롯데의 VRICs 전략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의 해외 진출 전략은 베트남-러시아-인도-중국 등 ‘VRICs’로 요약된다. 성장 가능성 있는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 롯데의 전략이다. 여기에 최근 롯데마트가 진출한 인도네시아가 덧붙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9월 러시아 모스크바에 해외점포 1호점을 열었다. 동양계 백화점의 첫 서양권 진출이다. 롯데백화점은 모스크바 2호점 및 상트페테르부르크 점도 개설을 검토 중이다.

이어 롯데백화점이 진출한 곳이 중국. 베이징(北京)의 번화가 왕푸징(王府井) 거리에 8월 베이징점을 열었다.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세계 소비자들에게 롯데라는 이름을 효과적으로 알렸다는 평가다.

롯데마트도 중국 마크로 8개 점포를 인수하며 보조를 맞췄다. 이어 인도네시아 진출과 올해 12월로 예정된 베트남 호찌민점 진출까지 롯데마트는 차근차근 중국 및 동남아 시장 개척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

또 이미 2006년 11월에 인도 주재원을 파견하고 올해 1월 자본금 9억3750만 원 규모의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인도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해 직원들에게 러시아, 중국, 베트남, 인도 등의 문화와 언어를 가르치고 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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