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SK텔레콤은 직접 운영하던 디지털 음악 사업인 멜론을 자회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에 넘겼다.
#2. 웹포털사이트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인터넷TV(IPTV) 사업 직접 진출을 포기했다.
지난주에 발표된 내용입니다.
두 건은 서로 관계가 없는 듯하지만 현재의 경제 침체 및 시장 상황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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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멜론 사업을 자회사에 보낸 이유는 무엇일까요. 회사 측은 “음악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진짜 이유는 통신시장의 침체에 있었습니다.
SK텔레콤은 시장 포화로 성장의 정체가 이어지자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추석 보너스도 생략했다고 합니다. 임원들에게 주어졌던 골프 회원권도 일부 회수했다고 하네요. 내년에는 예산의 40%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와중에 이동통신 사업보다 수익이 적은 디지털 음악 사업을 본사에 두는 것보다는 자회사로 보내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한 것입니다.
단순히 인건비만 비교해 봐도 월평균 500만 원대의 임금을 받는 SK텔레콤보다는 월 300만 원대의 임금을 받는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이죠. 물론 큰 조직보다는 작고 빠른 조직이 콘텐츠 사업에 적합하다는 판단도 있었을 겁니다.
SK텔레콤이 온라인 쇼핑몰 사업인 ‘11번가’를 조기 분사(分社)하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본보 14일자 B4면 참조 ▶SKT, 온라인쇼핑몰 ‘11번가’ 조기 분사
허리띠 졸라매기는 통신업계의 맏형인 KT도 다를 바 없습니다. KT는 임원에게 운전사, 골프 회원권 등을 제공하던 혜택을 축소하는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습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IPTV 사업 포기’ 역시 이 같은 상황과 맞물려 있습니다.
수익성이 떨어진 대형 통신업체들은 수조 원 단위의 돈이 드는 통신망 투자에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장비 제조업을 하는 중소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죠.
그럼에도 통신업체들의 투자를 유도하려면, 자신의 통신망에 대한 독점적 이용을 보호해줘야 합니다. 이를테면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과 같은 IPTV 업체들이 스스로 투자한 망으로 직접 사업을 벌이게 해야 한다는 것이죠.
다음커뮤니케이션의 IPTV 사업모델은 KT 등의 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규제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는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 망에 투자하지 않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오픈IPTV에 사업권을 내주기 어려웠을 것이고, 이 때문에 다음커뮤니케이션은 IPTV 사업 직접 진출을 포기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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