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수익 창출에만 눈을 돌리지 말고 공항 이용객의 실질적인 편의 증진에 힘써야 한다.”
인천국제공항 개항 이래 논란을 거듭해온 입국장 면세점 설치가 최근 쟁점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재추진하고 있고, 17대 국회에서 폐기된 입국장 면세점 설치 관련 법안이 18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된 상태다. 이에 인천공항에 취항한 62개 항공사와 보안당국이 한목소리로 면세점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 찬성론-여행객 쇼핑 편의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02∼2007년 7차례에 걸친 여론조사 결과 국민 83%가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행객이 바쁜 출국길이나 외국에서 별도의 쇼핑시간을 할애하지 않고 입국장에서 손쉽게 면세품을 구입하길 원한다는 것. 또 해외에서의 면세품 구매를 국내 소비로 전환하면서 고용 및 세수 확대를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공사 측은 입국장 내에 400m²의 소규모 면세점을 설치해 고급 의류, 보석류, 전자제품 등 고가품이 아닌 향수, 화장품, 술, 담배, 기념품 등 중저가 선물용품을 주로 취급하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권고로 지난해 3월부터 전 세계 노선에서 액체류 및 겔류의 기내 반입을 100mL 이하로 제한했기 때문에 출국장 면세점 쇼핑의 불편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시급히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반대론-입국수속 지연
인천공항 취항 항공사로 구성된 ‘인천국제공항 항공사운영위원회’는 “입국장 면세점 설치는 수화물 처리시간을 지연시키고 수하물 서비스 공간의 혼잡을 초래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또 이들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항공사를 포함해 세관 및 보안당국 등 공항 이해 관계자와의 사전협의 없이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18대 국회에서 추진 중인 면세점 설치 법안이 2005년 12월에 폐기된 법안 내용과 엇비슷한 것도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당시 입국수속 시간 지연, 테러, 밀수 등 보안 감시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법안이 통과되지 않았는데 아무런 상황 변화 없이 법안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인천공항세관,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 등 보안 당국도 입국장 면세점 설치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입국장 면세점 설치 대신 인천공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이용객의 신속한 이동을 위한 동선 확보 △다양한 항공편 확대 △저렴한 공항 이용료 등을 공사 측에 주문하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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