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34% 투기등급…신용위험 커져”

  • 입력 2008년 11월 2일 14시 24분


중소기업 대출의 신용위험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취급된 건설·부동산업 대출은 상당 부분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상태로 부동산시장 침체와 맞물려 연체율이 빠르게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2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12호)에서 소기업, 건설·부동산 업종 등을 중심으로 중기 대출의 신용위험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 "中企 33.5% 투기등급"

한은이 '중소기업 신용등급DB'를 활용해 10만 1839개 업체의 신용위험을 분석한 결과 6월 말 현재 신용등급이 7~10등급인 투기등급 업체는 전체의 33.5%로 작년 말보다 5.4%포인트 늘었다.

반면 신용등급 1~4급인 우량등급 업체는 24.1%로 같은 기간 6.3%포인트 줄었다.

규모별로 보면 소기업(매출 10억~ 100억 원)은 투기등급 비중이 8.9%포인트 급증했고 중기업(매출 100억~ 600억 원)은 3.7%포인트, 영세기업(매출 10억 원 이하)은 1.9%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대기업은 현재보다 신용상황이 좋아질 가능성과 나빠질 가능성이 엇비슷하지만 중소기업은 나빠질 가능성이 크고 신용상황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을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상반기 중 업체당 대출액이 증가한데다 연체율이 높아진 것도 중기대출의 신용위험이 커졌다는 신호다.

6월 말 중소기업 한 업체당 대출액은 19억 4000만 원으로 작년 말보다 2억 3000만 원, 비율로는 13.5% 증가했다. 규모별로는 중기업이 57억 5000만 원에서 67억 원으로 16.6% 급증했고 소기업도 13억 3000만 원에서 14억 7000만 원으로 11.0%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이 업체당 13억 원으로 작년 말보다 14.2%, 제조업은 22억 7000만 원으로 12.5% 각각 늘었다.

연체율은 6월 말 현재 0.83%로 작년 말보다 0.14%포인트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0.97%로 가장 높았고 제조업(0.91%), 도소매업(0.83%) 순이었다.

● "연체율 상승세 이어질 것"

한은은 대출취급 후 시간 경과에 따른 연체 발생을 보여주는 '대출취급시기별 연체율'을 분석한 결과 중기대출의 연체율이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취급된 대출의 연체율 곡선이 2006년과 지난해 취급분의 연체율 곡선을 상회하고 있어 향후 신규 연체가 늘면서 신용위험이 상승할 조짐이 있다고 분석했다.

부문별로는 건설·부동산업을 우려스러운 업종으로 꼽았다.

건설·부동산업 대출의 평균 만기는 20개월 내외로 기타 중기대출(13개월 내외)보다 장기인 반면에 지난해 취급된 대출액의 상당액이 만기가 도래하지 않아 연체율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올해 취급분도 아직은 연체율이 낮지만 평균 만기를 고려할 때 연체율이 급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소매·음식숙박업 대출도 내수 침체의 영향으로 연체율이 높아질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한은은 중기 대출이 연체되면 은행의 신용위험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최근 신규 연체(연체발생 3개월 미만)가 장기 연체로 이어지는 비율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중기의 신용위험은 더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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