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차 브라질 공장 착공 연기할 듯

  • 입력 2008년 11월 5일 03시 04분


불황에 글로벌화 ‘숨 고르기’… 내년초 기공 계획

현대자동차는 당초 이달 중순 기공식을 가질 예정이었던 브라질 공장 착공 시기를 내년으로 연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4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잇달아 감산(減産) 결정을 발표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판단해 회사 내부적으로 브라질 공장 착공을 늦추기로 잠정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초 11월 중순경 정몽구 회장이 현지에 가서 기공식을 가지려고 했지만 세계적으로 자동차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생산 능력을 확충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경기 상황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이번에 기공식이 연기되더라도 무기한 늦어지는 것은 아니고, 경기 상황을 지켜본 뒤 호전 기미가 보이면 착공할 것”이라며 “내년 1분기(1∼3월)에는 기공식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올해 9월 중남미 지역 생산기지로 상파울루 주(州) 피라시카바 시(市)를 선정하고 현지 주 정부와 공장 건설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브라질 공장 건설을 본격화했다.

총투자비는 6억 달러(약 7560억 원)로 2011년 상반기(1∼6월)에 완공해 브라질 자동차 판매의 65%를 차지하는 소형차를 주로 생산할 예정이었다.

최근 들어 세계 자동차업계는 글로벌 경제 위기에 따른 자동차 수요 감소로 잇달아 생산량을 줄이거나 공장을 폐쇄하고 있다.

세계 1위 자동차 업체인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올해 초부터 미국, 영국, 터키 공장에서 잇달아 감산에 들어간 데 이어 9월부터 중국 광저우(廣州) 공장까지 생산량을 줄였다.

일본 미쓰비시자동차 역시 최근 전미자동차노조(UAW)와 미국 일리노이 주 공장의 임금 축소 및 인력 감축 등에 합의해 조만간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