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자본 편견 없애고 정치권 초당협력 필요”

  • 입력 2008년 11월 5일 03시 04분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

“1944년 탄생한 브레턴우즈 체제는 대수술할 때가 지났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신흥국들의 흑자가 보전하는 자본의 역순환 구조도 손봐야 한다.”

원로 경제학자인 김병주(사진) 서강대 명예교수는 이번 금융위기로 전반적인 세계 경제 질서가 재편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명예교수는 “바젤위원회에서 만든 금융감독 체계, 투자은행(IB)들의 과다한 채무구조, 신용평가회사의 부실한 평가 등이 모두 손질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중국 인도 한국 등의 출자(出資) 폭이 커지고 목소리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금융위기 대응에 대해 “금본위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무엇보다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한데 금융당국은 국제시장과 네트워크가 부족했다”며 “정책 당국자는 내·외신 구별 없이 수시로 대화하고 현재 상황을 솔직하게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 정치권에 △단기외채에 신경 쓸 것 △외국자본에 편견을 없앨 것 △위기극복을 위해 부처 간, 정당 간에 이해하고 협조할 것 등을 주문했다.

그는 “고급 관료 중에는 대통령이 봐주기를 바라보면서 일하는 척만 하지, 실제로 일하지 않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관료들이 일하지 않게 된 것은 열심히 일하다 결과가 잘못되면 감사를 받고 법정에 서게 되는 문제도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외환위기의 책임을 강경식 전 경제부총리에게 뒤집어씌운 나쁜 선례가 있다”며 “미국이 구제금융안을 제출하면서 재무부 담당자가 면책을 받도록 한 것처럼 정책 담당자들에게 시한부로 면책조항을 적용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