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플만 써봐도 안다고? 그럼, 샘플만 쓸게 ^^

  • 입력 2008년 11월 6일 02시 58분


“널린게 공짜인데 왜 돈주고 사니” 불황기 알뜰 소비자 ‘체리피커’족

회비 2만원내면 각종 ‘신상’ 공짜

배송비만 내면 샘플세트가 무료

쇼핑몰 등 공짜체험단 수시 모집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물가에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이 빠듯해졌다. 새로 나온 ‘신상’도 그림의 떡이다. 하지만 꼭 필요한 식품이나 화장품, 생활용품까지 줄일 수는 없는 터. 살금살금 오르는 물가를 따라잡는 비법이 어디 없을까 고민한다면 평소 그냥 지나쳤던 기업들의 프로모션이나 샘플 행사부터 공략해 보자.

○ ‘신상’도 내겐 공짜

경기가 위축되다 보니 회사들은 자사(自社)의 제품을 본격적으로 알리기 전에 일부 소비자층을 대상으로 미리 체험해보게 하는 샘플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9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센트럴시티 내에 문을 연 샘플랩은 20, 30대 여성 사이에서 뜨는 ‘잇 플레이스(it place)’다. 연회비 2만 원을 내면 샘플랩 전시장을 방문할 때마다 음료나 주방용품, 화장품 등 생활 관련 신상품을 5개에서 10개까지 무료로 가져갈 수 있다. 그 대신 회원이 되면 모바일이나 온라인을 통해 상품 사용 후기(後記)를 올려야 한다. 2주마다 홈페이지(mysamplelab.com)를 통해 업데이트된 신상품을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쇼핑몰은 말 그대로 샘플 천국이다. ‘샘플만 써 봐도 안다’는 광고 문구처럼 진짜 샘플만 쓰는 소비자도 많다. 샘플시장이 가장 활발한 제품군은 단연 화장품이다. 워낙 값이 비싸다 보니 제품 홍보를 위해 또는 사은품으로 만든 샘플이 인터넷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샘플을 모아둔 제품은 정품에 비해 최대 70% 싼값에 살 수 있다. 인터파크에서는 소비자가 배송비 3000원만 부담하면 샘플 화장품 세트를 무료로 받아볼 수 있는 ‘화장품이 공짜?’ 기획전을 15일까지 진행한다.

부지런히 샘플 체험단에 응모하는 것도 샘플 재테크의 기본이다. G마켓에서는 600명의 소비자에게 음료, 건강식품, 생활용품 등의 제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프리샘플마켓’을 운영 중이다. 옥션도 화장품, 기저귀 같은 생필품부터 노트북PC, 카메라 등 21개의 제품을 무료로 나눠주는 ‘공짜 체험단’을 모집하고 있다.

이마트가 4월부터 매달 한 차례씩 추첨을 통해 신상품을 공짜로 주는 ‘뜨는 상품 무료증정’ 행사는 당첨률이 50%에 달해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하다. 13∼19일 진행되는 이달 행사에서는 아모레퍼시픽 한방화장품 ‘한율’과 한방샴푸 ‘려’의 샘플 2만8000세트를 공짜로 나눠준다.

○ 얄밉지만 달콤한 체리피커 도전!

평소에 그냥 지나쳤던 기업들의 프로모션도 눈여겨보자. 기업으로서는 잇속만 챙기는 얌체 소비자, 체리피커(cherry picker)이겠지만 잘 챙기면 살림에 큰 보탬이 된다.

본격적인 김장철, 김장 재료 구입에 들어갈 돈도 만만치 않지만 재료를 다듬고 김장을 담그는 일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막상 사먹자니 마음 한쪽이 편치 않다.

그렇다면 동원F&B의 ‘김장투어’를 활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10년째 진행 중인 ‘김장투어’는 충북 진천군에 있는 동원F&B의 김치 공장을 견학하고 직접 김치를 담가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6만 원의 참가비를 내야 하지만 김장김치 10kg에 배추 겉절이 2kg을 택배로 부쳐준다. 교통비, 중식비, 간식비, 김치를 택배로 보내주는 비용이 모두 포함된 가격이다. 이 회사의 10kg짜리 포기김치가 5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참가비 6만 원은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 아이들과 함께 오는 주부도 많다. 신청 080-589-3385

옥션에서 19일까지 진행하는 ‘생필품 최저가 사수’도 눈여겨볼 이벤트다. 라면이나 기저귀, 김치, 물티슈 등 20가지 생필품을 최대 76% 싸게 판다. 신라면 20개들이 한 박스는 소비자권장가격보다 30% 할인된 8900원이다. 라면 1봉지 가격이 450원도 안 되는 셈이다. 롯데 빼빼로 20개 묶음은 8900원, 샴푸 200mL짜리 8개는 5900원이다. 소비자 1명당 최대 3가지 품목을 구입할 수 있다.

:체리피커(Cherry Picker):

신 포도 대신 체리만 골라먹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실속을 차리기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를 말한다. 주로 신용카드 회사의 서비스 혜택만 누리고 카드는 쓰지 않는 고객을 지칭했으나 요즘은 기업의 각종 프로모션이나 유통구조의 허점을 찾아내 실속을 챙기는 소비자들까지 일컫는다. 예컨대 각종 할인이나 무료 서비스를 꼬박꼬박 챙겨가거나 홈쇼핑에서 비싼 옷을 주문해 입고는 반품하는 고객들이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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