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한은총재 “내년 성장률 상당히 내려갈수 있다”

  • 입력 2008년 11월 8일 03시 01분


■ 금리 0.25%P 또 인하

한달새 1.25%P 낮춰… 2년7개월만에 4%로

수출 둔화 - 내수 부진속 경기살리기 총력전

 



한국은행이 7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4.25%에서 4.00%로 0.25%포인트 내렸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지난달 9일과 27일 각각 0.25%포인트, 0.75%포인트 떨어진 데 이어 한 달 만에 1.25%포인트 하락했다.

기준금리(콜 금리 포함)가 4.0%로 떨어진 것은 2006년 2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은은 중소기업 정책금융 성격의 총액한도대출 금리도 연 2.50%에서 연 2.25%로 내리기로 했다.

이날 이성태 한은 총재는 “전 세계 경제 전망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나빠지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 한국은 내수 및 수출 전망 모두가 좋지 않아 성장률이 상당히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내년 하반기부터 물가상승률이 3%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그는 “중장기 물가 전망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내수 부진과 금융시장 불안이 경기를 지나치게 악화시키지 않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할 계획”이라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내비쳤다. 하루 전인 6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렸으며 영국 스위스 체코중앙은행도 금리를 인하했다.

한은의 금리 인하는 유동성 경색 해소와 실물경제 회복을 동시에 겨냥했다는 의미다. 금융위기 속에서 수출 둔화와 내수 부진으로 실물경제가 급락하지 않도록 한은이 ‘경기 살리기’에 나선 것.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경기침체기에 금리를 내리면 ‘시중금리 하락-가계와 기업의 부채 부담 감소-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가격 상승-소비, 생산, 투자 증가-일자리와 소득 증가’ 등의 효과가 나타난다.

시중금리도 급락했다. 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이날 3개월 만기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전날보다 0.23%포인트 급락한 5.69%로 떨어졌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10월 중 최고점인 지난달 25일(6.28%)보다 0.59%포인트 떨어진 것.

CD 금리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된다. 이에 따라 이날 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다음 주부터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08∼0.29%포인트씩 낮추기로 했다.

국내 자금시장의 ‘병목’으로 꼽히던 은행채 금리도 기준금리 인하와 한은의 은행채 매입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 한은은 11일부터 63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매매 방식으로 은행채 등을 1조 원어치 매입할 예정이다. 이날 은행채 금리는 전날보다 0.12%포인트 내린 7.24%에 거래됐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이 다음주 예금금리를 각각 연 0.10∼0.25%포인트, 연 0.10∼0.40%포인트 내리기로 하는 등 시중은행 수신금리도 속속 떨어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의 고금리 특판예금으로 시중자금을 빨아들이는 현상이 해소돼 시중자금이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제2금융권으로 흘러들어 자금경색이 풀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 영상취재 :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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