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2차 세계대전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 예상
세계 경제가 급격히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면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역시 2%대 안쪽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의 성장률이 1%대로 급격히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한국 경제가 3% 미만의 성장률을 보인다면 이는 1970년 이후 오일쇼크 직후인 1980년(―1.5%)과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6.9%)에 이어 세 번째다. 산업화 이후 세 번째 ‘시련의 시기’가 닥치는 셈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6일(현지 시간) ‘세계경제전망(WEO)’ 수정보고서에서 내년 미국 유로지역 일본 영국 캐나다 등 선진국 경제성장률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인 ―0.3%로, 당초 전망(0.5%)보다 0.8%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IMF는 이 같은 ‘경제 빙하기’의 회복 시점을 내년 말로 내다봤다.
IMF는 한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4개 아시아 신흥국시장도 수출이 급격히 둔화되면서 당초 전망(3.2%)보다 1.1%포인트 내린 2.1%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실제로 한국의 10월 수출 증가율은 9월(28.7%)에 비해 크게 낮은 10.0%에 그쳤다. 자동차 반도체 컴퓨터 등 주력 수출품목의 감소세가 뚜렷했다.
이에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한국의 내년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메릴린치는 1.5%로 전망했고, UBS는 1.1%로 내다봤다.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3%로 예상하면서 14조 원 규모의 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 등을 총동원해 성장률을 1%포인트 끌어올려 4%대를 유지하겠다고 3일 밝혔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선임연구위원은 “성장률이 2007년 수치인 5%에서 1%로 줄어들면 도시근로자 기준 평균소득은 5.6% 감소하고, 고용은 22만4000명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이에 따라 소비와 투자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자살과 이혼 등 사회 병리 현상도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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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