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경기만을 본다면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 오바마 경기부양책 눈여겨봐야
미국은 제조업 지수가 1982년 이후 최저치를 보이고 있고 실업률은 199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악화됐다. 한국도 9월 산업생산이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조업일수 기준)을 기록했고, 건설·기계 수주가 급감하는 등 경기는 본격적인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따라서 경기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 기업 실적도 당분간 악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겁을 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미 지난 급락 당시 장중 코스피 900 선이 붕괴되면서 경기와 실적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반영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급락 이후 급반등세를 보이면서 급매물이 상당 부분 정리돼 단기 수급상으로는 얻은 것이 더 많다.
이번 주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이벤트는 주말에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다.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세계 주요국 정상이 모이는 만큼 구체적인 결과 도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브레턴우즈 체제 등 이견을 보이는 부분도 있지만,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정책 공조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상회담에 앞서 13일 개최 예정인 G20 재무장관 회담에서 상당 부분 내용이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행보도 중요하다. 파산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자동차 업계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데, 당선인이 자동차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만큼 실질적인 지원책이 조만간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 대책도 구체적인 결과가 곧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데, 당초 15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예상했지만 당선인의 최근 움직임을 볼 때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의 부양책이 기대된다.
○ 중국 경제지표 일제 발표… 경착륙 우려
한편, 이번 주에는 중국의 물가와 무역수지, 산업생산 등 중요한 경제지표가 일제히 발표된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의 2009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8.5%로 낮추면서 중국 경제도 경착륙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관심을 요하는 부분이다. 중국이 경착륙하면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또 다른 불확실성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개선된 수급과 적극적인 정부 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 초반 강세가 예상된다. 다만, 주 후반 G20 재무장관 회담 이후 탄력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전체적으로는 단기 바닥과 고점이 확인된 만큼 코스피 1,000∼1,200의 박스권 흐름이 예상된다. 박스권 하단에서는 낙폭과대주에 대한 단기 매매가 가능하겠지만, 상단에서는 ‘중국 관련주’의 비중을 축소하고 경기방어주와 정보기술(IT), 자동차 업종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정영완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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