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현재의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번지면 펀드의 추가 손실이 불가피하다. 주가가 떨어져도 손실이 적게 나거나 수익을 내는 펀드는 없을까?
남편의 소득은 은행예금 등 안전자산에 저축하고, 아내의 소득으로는 주식형 자산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박모 씨 부부(30대 후반·맞벌이). “주가가 하락할수록 수익이 커지는 펀드가 있다고 들었다”며 상담을 요청한 박 씨 부부에게 필자는 ‘엄브렐러 펀드(umbrella fund)’를 추천했다.
현재 대부분의 사람이 투자하고 있는 139조 원 규모의 주식형 펀드는 이른바 ‘불(bull) 마켓형’ 펀드다. 즉 주가가 올라야 수익이 나는 펀드로 올해처럼 주가가 하락하면 그만큼 손실을 보게 된다. 그러나 엄브렐러 펀드를 이용하면 주가 상승기와 하락기에 모두 수익을 내는 것이 가능하다.
이 펀드는 각각 다른 특성의 자(子)펀드가 하나의 세트로 묶여 우산처럼 생겼다고 해 엄브렐러 펀드로 불리며, 자펀드 간에 자유롭게 갈아탈 수 있다.
즉 별도의 수수료 없이 국내 증시전망이 좋으면 자펀드 가운데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다가, 해외시장이 좋을 때는 해외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고, 주식시장이 다시 안 좋아지면 리버스 펀드(주가가 하락할수록 수익이 나는 펀드)나 채권형 펀드로 손쉽게 투자 전환을 할 수 있는 ‘세트 상품’인 것이다. 마치 우산 속에서 소나기를 피하듯, 주식시장 하락과 같은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일반 주식형 펀드는 가입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증시가 급변해 환매를 하면 수익의 50∼70%를 환매수수료로 내야 한다. 하지만 이 펀드는 환매수수료 부담 없이 다른 자펀드로 전환할 수 있다.
엄브렐러 펀드 내 리버스 펀드를 이용하면 주가가 떨어져도 수익을 낼 수 있다. 리버스 펀드는 주가 하락에 베팅을 하는 선물 매도계약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주가 하락기에 이익을 낸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코스피는 6개월 동안 ―38%의 손실을 기록한 반면 리버스 펀드는 평균 46%의 수익을 냈다.
박 씨 부부처럼 주가 하락을 예상한다면 엄브렐러 펀드 내 리버스 펀드에 투자하다가, 다시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면 상승형, 주식형 펀드로 갈아타는 방식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자펀드 간 전환은 가입 회사의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해 1년에 12번까지 가능하다. 최근에는 전환 횟수의 제한이 없는 펀드도 출시되고 있다. 편입된 자펀드의 종류는 국내 주식형, 리버스형, 채권형은 물론 브릭스(BRICs) 등 각 자산운용사 상품에 따라 다양하다.
엄브렐러 펀드는 투자자 본인이 주가 상승과 하락을 예측해야 한다. 그만큼 투자 경험이 많은 투자자는 초과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자칫 시점을 잘못 잡아 갈아탈 경우 오히려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증시가 하락할지 상승할지 예측하기 힘든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엄브렐러 펀드 내 한 방향의 펀드에 투자금을 ‘몰빵’하기보다는 기존에 투자해 온 주식과 펀드의 위험분산 차원에서 엄브렐러 펀드에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종석 우리투자증권 용산지점 차장(‘딸기아빠의 펀펀재테크’ 저자)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