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국제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이 올해보다 더 낮아져 3.3%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12일 내놓은 '2008~2009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3분기 3.9%에 이어 4분기에는 2.7%까지 떨어져 연간 4.2%에 머물 것으로 봤다. 내년에는 상반기 2.1%, 하반기 4.4% 등 연간 3.3%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정부 전망치 4%는 물론, 삼성경제연구소(3.6%)나 LG경제연구원(3.6%), 한국경제연구원(3.8%) 등 대부분 민간연구소의 예측치보다 낮은 수치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는 민간소비와 투자가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실업률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현정택 KDI 원장은 "선진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일제히 마이너스인 것은 2차대전 이후 처음이며 세계 경기 하강의 강도만 놓고 봐서는 1, 2차 오일쇼크 때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현 원장은 또 "경기가 지금은 더 내려갈 수도 있기 때문에 바닥이라고 하기 어렵다"며 "미국의 경기부양 대책이 효과가 나타나거나 오바마 정부가 추가 대책을 내놓는다든지 하는 국면 전환이 없고 현 상황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경기는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내려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 잘 지켜봐야할 것이 중국 경제가 잘 흘러갈 지 여부와 세계 경제와의 디커플링"이라면서 "중국이 8% 성장한다면 높은 수치로, 세계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KDI는 이 같은 경제전망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이 2%대 중반 수준으로 하락하고 국제유가는 올해보다 크게 떨어진 연평균 배럴당 70달러 수준, 실질실효환율은 올해와 유사한 수준임을 전제로 해서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KDI는 당분간 경기연착륙을 위한 적극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정부가 최근 내놓은 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의 기본방향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여건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재정을 조기 집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기 하락을 완충하기 위해 목표 금리 수준을 점진적으로 하향 조정하고 부실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신속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재정 건전성을 위해 항구적 추가 감세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해야하며 금산분리 완화 역시 방향은 옳으나 대주주에 대한 개별적 심사 및 구체적 감독 강화방안이 함께 도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터넷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