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병장수 식품 만들자” 구슬땀

  • 입력 2008년 11월 13일 03시 10분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농심 본사. 왼쪽에서 두 번째 건물이 R&BD센터로 농심의 ‘브레인’ 역할을 하는 곳이다. 사진 제공 농심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농심 본사. 왼쪽에서 두 번째 건물이 R&BD센터로 농심의 ‘브레인’ 역할을 하는 곳이다. 사진 제공 농심
■ 국내 식품업계 최대규모 농심 ‘R&BD 센터’

석박사급 130명… 본사옆에 근무 특별 대우

웬만한 기업은 연구개발(R&D) 센터를 갖고 있지만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있는 농심은 그 이름이 ‘R&BD 센터’다. 연구(Research)와 개발(Development) 사이에 사업(Business)이 더 들어가 있다.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그룹의 새로운 사업구상도 함께한다는 의미다.

최근 찾아간 농심 R&BD센터 곳곳에는 ‘우리는 무병장수(無病長壽)의 식품을 만든다’ ‘무한궁구(無限窮究)’ 등의 슬로건이 붙어 있었다.

농심 관계자는 “이는 ‘장인(匠人) 정신’이 강한 창업주 신춘호 회장의 경영철학이기도 하다”며 “신 회장은 회사 경영을 전문경영인인 손욱 회장에게 일임한 뒤에도 R&BD센터만큼은 1주일에 서너 차례 방문한다”고 귀띔했다.

농심 R&BD센터는 국내 식품업계 최대 규모인 130여 명의 석·박사급 연구인력이 신제품 연구 및 개발, 그룹의 새로운 사업모델 연구를 수행하며 이 회사의 두뇌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기업이 R&D센터를 지방에 두는 것과 달리 농심은 오히려 경기 안양시에 있던 센터를 본사 옆으로 옮기는 등 각별히 관리해 왔다.

농심은 1965년 회사 설립 때부터 연구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당시 연구원 2명으로 시작했지만 ‘연구소’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이후 연구소는 제품개발실, 식품개발연구소, 기술개발연구소, 개발본부로 이름을 바꾸며 ‘진화’하다가 지난해 R&BD센터로 위상이 높아졌다.

박수현 농심 R&BD센터장은 “‘포테토칩’이나 ‘짜파게티’ ‘신라면’ 등 지금의 농심을 만든 히트 상품들도 끊임없는 기술 개발의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R&BD센터에서 가장 중요한 곳은 19명의 핵심 연구인력이 일하는 식품안전 연구 부서다. 이 부서는 식품안전과 관련해 매년 평균 2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감독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도 관련 기술을 배워 갈 정도다.

올해 2월 ‘노래방 새우깡’ 이물질 파동을 겪은 농심은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제품의 원자재 구입과 운송, 제조 및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을 철저히 관리하고 개선하겠다는 ‘고객안심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향후 3년간 책정된 예산 400억 원의 절반을 이미 올해 집행해 제조공정에 이물질 검사기를 추가로 설치했다.

강우석 농심 고객안심센터장은 “협력업체의 원자재도 엄격히 관리해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table)’ 안전을 지향하는 식품안전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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