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 돕자” 애국심도 한몫
지난달 원화에 대한 달러화와 엔화 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미국과 일본에서 국내로 보내는 돈이 크게 늘었다.
12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일본 지점에서 한국 본점으로 송금한 규모는 지난달 26억5400만 엔으로 9월보다 16억9000만 엔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4배의 액수다.
지난달 외환은행 본점이 엔화로 송금 받은 액수는 2억7265만 달러(달러화로 집계)로 9월보다 2097만 달러 늘었다.
미국에서 송금하는 규모도 증가해 지난달 우리은행의 미국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은 본점으로 전월보다 4851만 달러 증가한 1억3684만 달러를 송금했다.
10월 신한은행의 미국 법인과 지점의 국내 송금액은 1억1400만 달러로 9월 송금액보다 4500만 달러 늘었다. 기업은행 뉴욕지점에서 10월에 송금한 달러 규모는 2436만 달러로 전월 송금액의 두 배 수준이었다.
지난달 미국 일본 등지에서의 송금액이 늘어난 것은 원화가 약세(환율은 상승)를 보이면서 전과 같은 액수를 보내더라도 원화로 예치할 수 있는 금액이 커졌기 때문이다.
원-엔 환율은 지난달 24일 100엔당 1495원으로 고시환율 집계 이후 최고치를 보였고, 원-달러 환율도 지난달 28일 10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1467.80원으로 치솟았다.
정병민 우리은행 테헤란로 지점 PB팀장은 “환율이 오르자 국내에서의 투자기회로 삼기 위한 교민들의 송금이 많았다”며 “외화 유동성 경색에 시달리는 고국을 돕자는 애국심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